기업들 '집중근무 시간제'도입
기사입력 1996년 03월 06일 17시 32분
##오전 10-12시 담배-커피 금지##
하루 담배 두갑을 태우는 골초, 오전에만 커피 서너잔을 마시는 커피광인 (주)태평양의 김모 과장(37).
그런 김과장이지만 한달전부터 하루 두시간씩 담배피우는 재미와 커피마시는 즐거움을 포기하고 있다.
회사측이 오전 10시부터 낮 12시까지 하루 2시간동안 담배 커피 등을 금하고 오로지 업무에만 열중하라는 `집중근무시간제'를 도입했기 때문.
김과장은 "담배를 옆에 두고 근무하던 버릇을 쉽게 버릴 수 없어 이 제도 도입 뒤로 한동안 `좌불안석'었지만 요즘은 오히려 자발적으로 이 제도의 좋은 점을 동료와 후배들에게 전파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전에는 출근해서 퇴근할 때까지 하루종일 질질끌며 하던 업무를 이 제도 시행뒤로는 단 몇시간만에 끝낼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기업들이 이같은 `집중근무시간제'를 속속 도입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효성데이타시스템 현대엔지니어링 삼성카드 코오롱상사(일부 팀) 등이 이 제도를 시행하고 있으며 다른 기업들도 속속 도입할 움직임이다.
태평양의 경우 본사직원과 연구원들을 대상으로 `집중근무시간제'를 시행하고 있는데 담배와 커피는 물론이고 불필요한 전화통화 등 업무를 방해하는 일절의 행동이 금지된다.
심지어 회의도, 상사의 지시도, 타부서 방문도 금지된다.
효성데이타시스템은 오전 9시부터 11시30분까지, 오후 2시부터 오후 4시까지 집중근무시간제를 시행하고 있다. 이 시간대가 되면 사무실은 고요에 휩싸이고 담배와 커피잔을 손에 드는 직원도 없다.
사원이고 간부고간에 잡담을 나누는 경우도 없다. 전화 다이얼 누르는 소리도, 회의를 소집하는 목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사장도 이때는 지시를 내리지 않는다.
삼성카드는 오전 7시30분부터 2시간 동안 `골든타임제'라는 이름으로 집중근무시간제를 시행하고 있다. 시간을 금(金)처럼 사용하라는 취지로 자판기 두드리는 소리와 직원들의 숨소리만 들릴 뿐.
한 직원은 "이 시간이면 화장실에서 신문도 보지 않는다"고 귀조했다.
이밖에 코오롱상사는 `일할 때는 건드리지 말라'는 의미의 `터치제로'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의 , , 등 기업에서 시작된 `집중근무시간제'는 그 효과가 만만찮은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삼성카드는 `집중근무시간'대에 하루 업무량의 절반이 처리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