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내장외 - 강병철 감독
기사입력 1996년 03월 06일 17시 20분
##"공 줘유가 아냐, 던져야지"## `만만디'가 `충청도'의 여유에 백기를 들었다. 느긋한 성격탓에 별명이 `만만디'인 한화 강병철감독이 타는 속을 주체하지 못해 버럭 소리를 지른 것.
그것도 햇병아리나 다름없는 신인 홍원기에게-.
5일 오후 근교의 어번구장.
한화 선수들은 조를 나눠 타격과 수비, 주루 플레이를 함께 하는 종합훈련에 열중하고 있었다.
모두가 주전을 의식하기에 다이아몬드만큼은 긴장감마저 감돌고 있었다.
그러나 긴장의 끈은 만만디 감독의 날카로운 음성으로 찢겼다.
3루주자가 홈으로 쇄도하다 아웃되는 사이 2루주자가 3루를 파고들자 홍원기가 포수에게 "줘유~, 줘유~"를 외쳤던 것.
강감독은 반사적으로 "줘유가 아냐, 던져야. 던져"라며 흥분했다.
홍원기는 공주가 고향인 충청도 토박이.
계약금 2억원을 받은 그는 빼어난 타력과 날렵한 수비로 3루수 주전감으로 강감독을 설레게 하고 있는 재목이다.
그런데 그 홍원기가 긴박한 상황에서 엄청난 여유를 지닌 언어를 구사한 것.
강감독은 독백처럼 계속 말을 흘렸다.
"어휴, 속 터지네."
물론 홍원기도 혼잣말로 푸념을 했다.
"아직까지 느리다는 말은 듣지 않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