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준호 도루왕 마지막 승부
기사입력 1996년 03월 06일 17시 19분
## 꺾고 유종의 미## "흔히 말하는 마지막 승부인 셈이죠." 롯데 `독사' 전준호(田俊昊.28)가 의 싱그런 바닷바람을 맞으며 스파이크 끈을 질끈 동여매고 있다.
해태 `야구천재' 과의 `결전 개막'을 40일 가까이 앞두고 벌써부터 전의를 불태우고 있는 것.
전준호가 과의 올시즌 도루왕 대결을 최후라고 보는 것은 다름아닌 나이 때문이다.
우리 나이로 벌써 29세.
내년 서른 고개로 들어서면 순발력으로 먹고 사는 대도(大盜) 싸움에서는 일단 한걸음 물러서야 한다고 믿는 탓이다.
도루 하나 하나가 얼마나 힘든지 그라운드 밖에서는 알기 힘들다.
타석에서 안타든 4사구든 골라내는데 일단 진이 빠진다.
살아나가더라도 1루에서 투수의 견제가 좀 심한가.
투수와 눈치 싸움을 벌이며 서너번씩 스타트하려다 귀루하다 보면 다리 힘이 쭉 빠지는 것은 당연한 일.
그러고도 있는 힘을 다해 2루로 뛰어야 하니 웬만한 체력으로는 도루왕에 오르기가 어렵다.
그래서 전준호는 올해를 끝으로 더이상 도루왕 타이틀에 미련을 갖지 않을 작정이다.
전준호는 올해 과 두번째 `진검 승부'를 벌인다.
의 데뷔 연도인 지난 93년 75대73으로 통쾌한 승리를 거두며 생애 처음 도루왕 타이틀을 거머쥐었었다.
지난 94년엔 전준호가, 95년엔 이 각각 방위복무를 한 탓에 `풀시즌 접전'은 없었으므로 3년만에 타이틀매치를 갖게 되는 것.
챔피언으로서 도전을 받는 입장이지만 전준호에게는 조금도 다급함이 없다.
아직 보약을 안먹어도 될 정도로 먹성이 좋고 100m를 12초에 주파하는 `쌕쌕이 발'도 건재하다.
5년째 유지하고 있는 68㎏의 날렵한 몸매는 무엇보다도 든든한 밑천.
그러기에 상대가 일지라도 느긋한 마음을 가질수 있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