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팀 골잡이 최용수 '역시 구세주'
기사입력 1996년 03월 04일 16시 32분
역시 (崔龍洙.22.)였다.
올림픽팀의 간판 골잡이 는 3일 링비클럽과의 평가전서 0-2로 지고 있던 후반 34분과 경기 종료 직전 연속골을 터트려 승부의 균형을 바로 잡으며 `꿩잡는 매'의 진면목을 떨쳐보였다.
그의 이름 앞에 늘 붙어다니던 `난세의 영웅'이라는 수식어를 또한번 확인시킨 셈이다.
더욱이 로스 타임의 30m 중거리 포를 포함, 2골 모두 호쾌한 벼락슈팅이어서 올림픽팀이 시종 끌려다니는 분위기에 답답해하던 축구팬들의 가슴을 시원하게 뚫어주었다.
"끝까지 경기를 포기하지 않는다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했을 뿐인데…."
는 언제나 처럼 `별 일이 아니었다'는 듯 말끝을 흐리지만 이날 그의 2골은 자신뿐 아니라 팀에 더할나위 없이 소중한 것이었다.
지난달 미국 전지훈련서 극도로 부진, 전반적으로 팀 분위기가 침체돼 있는 상태서 이날 평가전마저 패했다면 올림픽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을 불과 10여일 앞둔 시점서 팀 사기에 치명상을 입을 수 있기 때문.
"미국 전지훈련 당시 전서의 악몽이 생각나 머리카락이 삐쭉 삐쭉 솟았습니다."
는 당시 전서 단 한차례의 슈팅도 날리지 못하며 허둥대다 0-1로 뒤지던 후반 극적인 동점골을 뽑아내 팀을 기사회생시켰다.
공격 부담을 덜어주려는 비쇼베츠감독의 배려로 전반전에는 우성용이 원톱으로 나선채 자신은 측면을 오가며 기회를 엿봤지만 찬스는 오지 않았던 것.
"역시 제 자리는 최전방 공격수(원톱)인가 봅니다."
후반 원위치로 돌아와 연속 2골을 뽑아낸 는 "이제 어느 상황에서도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붙는다"며 활짝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