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엑조티카'
기사입력 1996년 03월 02일 15시 14분
어쩌다 외국여행을 떠났을 대, 한번쯤 들러보는 스트립클럽.
이 스트립클럽의 이국적이고 몽환적인 정서를 영화로 만난다. (9일 코아아트홀)
'엑조티카' (EXOTICA)
사랑과 성본능에 대한 집요한 탐험으로 주목받아온 의 아톰 에고이안 감독의 독특한 영상철학이 담긴,
94년도 칸영화제 국제비평가협회상 수상작이다.
남국의 풍광을 연사케하는 야자수와 앵무새 등 이국적인 정취를 물씬 풍기는
스트립클럽 엑조티카.
누구나 5달러를 내면 마음에 드는 댄서를 테이블로 불러 관능적인 춤을 즐길 수 있는
이곳이 영화의 공간적 배경이다.
앳된 여학생 차림으로 나와 고혹적인 춤을 추는 크리스티나(미아 커쉬너)와
늘 그녀만을 테이블로 부르는 세무감사원 프란시스(브루스 그린우드)의 야릇한 관계가 영화를 이끌어가는 축.
그러나 엑조티카의 퇴폐적이고 나른한 분위기는 이들외에도 엑조티카의 DJ(엘리아스 코티즈)와 동성연애자(돈 매켈러)등도
이 관계속으로 끌어들인다.
구태여 스토리를 따라갈 필요가 없다.
어린 딸을 유괴살해로 잃은 프란시스. 여고시절 프란시스의 딸을 돌봐주는 베이비시터였던
크리스티나. 크리스티나를 사랑하는 DJ.
관객들은 끈적끈적한 열대풍과 함께 엑조티카의 구석구석을 들여다보며 이들의 상처와 맞닥뜨린다.
이른바 '관음증'이다.
댄서는 손님을 애무할 수 있지만 손님은 댄서에게 손을 대면 안되는 엑조티카의 규칙.
이 규칙으로 관객은 엿보기의 고독과 절망, '엑스터시'를 경험한다.
배경음악으로 깔리는 레너드 코헨의 '누구나 알아요'도 엑스터시의 상승에 한몫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