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팽이' 아빠가 쓴 육아일기
기사입력 1996년 03월 02일 14시 15분
## '평등부부 반쪽이네의 가족일기' 펴낸
집에서 아이 보는 남자를 우리 사회는 앞뒤 안가리고 '쫌팽이'라고 정의한다.
그런 남자가 '반쪽이' 최정현(36)씨다.
서양화과를 졸업하고 시사만화가로 활동하고 있는 그는 그러나 정무제2장관실과 여성신문사가 수여한 `제1회 평등부부상'을 받았다.
영화평론과 기획을 하는 그의 아내 변재란씨(35)와 함께 받은 상인데 여성신문에 연재한 육아일기 만화 `아이를 함께 키우는 아빠' 덕분이었다.
그 만화를 책으로 엮은 것이 '평등부부 반쪽이네의 가족일기 1,2'(김영사 펴냄)다.
이 책은 집에서 오래 일하는 자유기고가 부부가 함께 일하고 살림하고 아이 키우면서 느끼고 배우고 깨달은 내용을 담은 육아일기집이다.
육아과정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상황을 구체적으로 다룬 것이 대부분인데 부부싸움을 보는 아이의 심정, 성급한 글자교육이 아이들에게 주는 스트레스, 무심하게 던지는 부모의 말이 아이에게 미치는 영향을 정확하게 집어낸다.
메시지는 전반적으로 아이가 부모의 거울이며, 아이를 억압하는 것은 부모의 이기주의라는 시각으로 귀결된다.
지금은 집 안팎에서 '최고 아빠'로 대접받는 최씨도 처음엔 하예린(6)을 키우는데 그렇게 적극적이진 않았다고 한다.
우연한 기회에 육아일기 만화를 연재하면서 아이의 일거수 일투족을 관찰하게 됐고 그러다 아이 키우는 일이 재미있고 의미도 있지만 의외로 많은 시간과 힘 그리고 공이 들어가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사람이 달라졌다는 것이다.
변화하는 사회에 어울리는 가족모델을 제시했다는 최씨의 '쫌팽이'란 누명을 이쯤에서 벗겨야겠다.
< 김태수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