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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어치기에도 많은 의미가 있다 [무로이 칼럼]

권인하 기자

기사입력 2015-06-01 14:58 | 최종수정 2015-06-02 09:27


야구에서 쓰는 말 중에 한국과 일본에서 표현이 다른 단어가 있다. 그것은 '밀어치기'다. 이번에는 밀어치기에 대해 단어의 의미와 밀어치기를 위한 기술, 또 그 타격의 역할을 고찰하려고 한다.

밀어치기는 우타자라면 우측방향, 좌타자라면 좌측방향으로 치는 것을 나타내고 잡아 당기는 것과 반대로 치는 것을 가리킨다.

밀어치기를 일본어로는 '나가시 우치'라한다. 그대로 번역하면 '흘려 치기'가 된다. 흐르다라고 하면 투수가 던지는 공의 힘을 이용해 아주 가볍게 치는 느낌이 있어 의도를 가지고 치는 밀어치기와 단어가 주는 인상이 다르다. 그렇게 생각하면 '나가시 우치' 라는 말은 적당한 표현이 아니라고 말할 수 도 있을 듯하다.

그 의문에 대해 현역시절 일본에서 1419안타, 269홈런을 기록한 이시미네 가즈히코 kt 2군 타격코치는 "나가시 우치보다 한국의 밀어치기가 의미로서는 잘 맞는 것 같습니다. 일본 기사를 보면 나가시 우치라는 단어가 많이 나오는데 사실 우리 야구인들은 별로 안써요. 그냥 '역방향 배팅'이라고 합니다"라고 했다.

이시미네 코치에 따르면 역방향으로 치려면 한국에서 표현하는 말 그대로 "밀어치는 느낌"이 필요한다고 한다. "타이밍을 잡는 방법은 잡아당길 때와 똑같은데 배트 헤드부분의 원심력을 이용하지 않아 히팅 포인트를 뒤쪽에 잡고 미는 느낌입니다"라고 했다.

밀어치기는 타자 본인 의사로 칠 때 도 있지만 벤치의 사인에서도 자주 나온다. 우타자라면 진루타를 원할 때가 그렇다. 그런데 밀어치기 지시도 지도자의 사전 설명이 매우 중요하다고 롯데의 모토니시 아쓰히로 2군 타격 코치(53)가 말했다. 모토니시 코치는 "선수에게 꼭 우측으로 쳐야 한다는 압박감을 주면 안 됩니다. 유격수의 한 걸음 우측도 우익수쪽이라고 하면 타자 입장에서는 여유가 생기지요. 또 2스트라이크까지는 안타를 노리라고 지시하면 힘이 있는 스윙이 가능합니다. 진루타와 치고 달리기 작전은 투수 정면의 땅볼만 피하면 되니 땅볼을 때리라고 명확히 지시하면 선수도 가벼운 마음으로 타석에 들어갈 수 있을 겁니다"라고 했다.

또 SK의 세이케 마사카즈 2군 감독(56)은 선수시절 경험으로 사인의 의도를 선수가 이해해야 한다고 했다. 세이케 감독은 "우타자인 저에게 과감하게 몸쪽을 던지는 투수와 대결했을 때 벤치에서 우측으로 치라는 사인이 나왔어요. 솔직히 자신이 없어서 저는 푸시 번트를 했습니다. 벤치가 진루타를 원하고 있다는 의사를 이해한다면 푸시 번트가 아니더라도 선수 개개인의 생각하는 플레이가 가능합니다. 삼성 같은 강팀에서는 특히 박석민(30)이나 이승엽(39)이 진루타를 잘 칩니다. 그러니까 항상 득점권 찬스를 만들 수 있지요"라고 했다.

밀어치는 타구 하나를 봐도, 아웃 카운트나 볼 카운트, 주자 상황에 따라 타자의 자기 의사인지 벤치 의사인지 그 배경이 다를 수 있다. 또 타이밍을 놓쳐서 우연하게 역방향으로 나가는 타구도 있다. 타자의 밀어친 타구 하나에 어떤 의미가 있을지 상상하면서 야구를 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일본어판 한국프로야구 가이드북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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