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차 문동주는 국내 선수 최초로 160㎞의 공을 뿌리며 한국 야구사를 새로 썼다. 올해 데뷔한 신인 김서현도 150㎞ 후반대 공을 어렵지 않게 뿌리고 있다. 만년 꼴찌 설움을 겪던 한화 팬들에겐 희망을, 강속구 투수가 목마른 타팀 팬에겐 부러움과 질투를 동시에 불러 일으켰다.
하지만 두 투수 모두 '제구'라는 고민을 안고 있다. 문동주는 최근 들어 구속을 낮추고 제구를 잡는 데 집중하고 있지만, 좀처럼 만족스런 결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김서현도 제구 불안 해결을 위해 직구에서 슬라이더 위주의 패턴으로 변화를 시도하고 있으나, 미완성이다. 프로 1~2년차인 이들이 진정한 광속구 시대를 열어가기엔 여전히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장민재(33)는 올 시즌 한화 국내 선발 투수 중 가장 안정감 있는 투구를 펼치고 있다. 8경기서 단 2승(3패)에 그쳤지만 평균자책점 2.76. 볼넷은 11개에 그친 반면, 탈삼진 32개를 뽑아냈다. WHIP(이닝당 출루 허용률)도 1.18로 준수하다. 직구 최고 구속이 130㎞ 후반에 불과하지만, 전매특허인 포크볼과 체인지업을 구석구석 찔러넣으며 결과를 내고 있다.
2021시즌까지만 해도 두 투수는 가시밭길을 걸었던 점을 떠올려보면 올 시즌 활약상은 놀라운 반전처럼 보인다.
아무리 빠른 공을 던져도 원하는대로 던지지 못한다면 소용이 없다. 한화 영건과 베테랑의 모습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대전=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