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지원 후 채권국과 부채 상환 조건 협상…"중국 입장이 관건"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국가 부도' 상황 속에서 경제 회복에 안간힘을 쓰고 있는 스리랑카의 대통령이 늦어도 오는 11월까지는 주요 채권국과의 채무 재조정 협상을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2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라닐 위크레메싱게 스리랑카 대통령은 전날 일본 도쿄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회담을 가진 뒤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말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스리랑카가 현재 중국 등 주요 채권국에 빚진 채무 규모는 약 71억 달러(약 9조4천억원)에 달한다.
이를 포함한 국가 전체 채무 규모는 500억 달러(약 66조3천억원)에 달한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추산했다.
위크레메싱게 대통령은 "성공적인 결론을 도출하기 위해 이제 채권자와의 회담을 시작한 상태"라며 스리랑카는 모든 채권국에 동등한 대우를 보장하기 위해 헌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악의 수렁에 빠졌던 스리랑카의 경제 상황은 지난 3월 약 30억 달러에 달한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지원이 시작되면서 조금씩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스리랑카는 현재 부채 상환 조건 협상 외에 세계은행(WB), 아시아개발은행(ADB) 등 다른 국제기구로부터 총 37억5천만 달러(약 5조원)를 추가로 지원받는 안도 추진 중이다.
이런 정부의 노력 덕분에 작년 대비 50∼70%까지 치솟았던 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지난 4월 35% 수준으로 떨어졌다.
다만, 위크레메싱게 대통령의 기대와 달리 스리랑카의 채무 재조정 작업이 올해 내에 마무리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중국이 스리랑카 채무 재조정 작업과 관련해 일본, 인도 등과 아직 적극적인 공동보조를 취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다이이치 생명보험의 니시하마 도루 신흥시장 분석가는 "스리랑카에 대한 최대 채권국 중국이 (채무 재조정 관련) 열쇠를 쥐고 있다"며 중국이 먼저 채권 조건에 대한 입장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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