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프로농구(KBL)가 모처럼 만에 흥미로운 이야깃거리가 가득하다. 안양 KGC와 서울 SK의 숨막혔던 챔피언결정전 명승부, 고양 캐롯의 애처로운 감동 투혼에 이어 FA 시장이 뜨겁게 달궈졌다. 연속 반전 드라마로 엄청난 스토리텔링이 완성될 분위기다.
FA 반전쇼의 방점을 최준용이 찍었다. 스포츠조선은 21일 FA 최준용의 KCC 이적을 단독 보도했다. 계약 기간 5년에 보수 총액 6억원. 오세근, 양홍석, 문성곤 등 다른 FA 이적생들의 경우 사실 농구판에 일찍부터 소문이 나고 있던 상황에서 이적이 발표돼 그렇게 놀랍지는 않았는데, 최준용은 그야말로 깜짝 뉴스였다. 사실 농구계에서는 최준용이 수도권 A팀으로 이적할 것이며, 사인 앤드 트레이드 방식이 될 것이라는 게 유력한 설이었다.
전력도 전력인데, 리그에서 가장 자유분방하고 개성이 강한 최준용과 '호랑이' 지도자 전창진 감독의 만남도 볼거리다. 전 감독이 최준용에게 불호령을 내릴 수 있을지, 최준용이 전 감독 아래서 '순한 양'이 될 수 있을지 팬들은 벌써부터 갑론을박중이다. 여기에 최준용은 자신이 공을 갖고 주도적으로 농구를 하는 스타일인데, 전 감독은 특정 선수에게 의지하지 않는, 톱니바퀴같은 팀 농구를 지향한다.
이렇게 SK와 KCC의 흥미로운 경쟁 구도가 만들어졌다. 양홍석을 영입한 창원 LG, 문성곤이 가세한 부산 KT도 전력이 탄탄해졌지만 뭔가 두 팀의 짜임새에 비하면 2% 부족한 느낌이다.
여기에 SK를 떠난 최준용이 과연 친정을 만나 어떤 경기력을 발휘할지도 관심사다. 자기 대신 오세근을 선택한 SK에 벌써부터 복수의 칼날을 겨누고 있을 것이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