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뉴스) 강건택 특파원 = 글로벌 제약 업계에서 '살 빼는 약' 개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거대 제약사인 화이자도 가세했다.
22일(현지시간) CNBC방송에 따르면 화이자의 새 경구용 비만치료제가 다른 제약사의 기존 주사제와 비슷한 효과를 발휘했다는 내용의 2상 임상시험 결과가 이날 미국의학협회(AMA) 학술지 'JAMA 네트워크 오픈'에 실렸다.
그 결과 다누글리프론 복용군은 16주 동안 체중이 10파운드(약 4.5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주 한 번 주사로 투여하는 오젬픽과 달리 다누글리프론은 알약 형태여서 복용하기 편리하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다누글리프론과 오젬픽은 모두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길항제로, 뇌에 '배가 부르다'는 신호를 보내는 'GLP-1'이라는 호르몬을 모방한다.
이날 발표된 임상시험 결과로 화이자도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꼽히는 비만 치료제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게 됐다. 현재는 노보노디스크가 오젬픽과 위고비로 먼저 치고 나간 형국이다.
할리우드 스타들과 소셜미디어 인플루언서는 물론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같은 억만장자들도 살을 빼기 위해 위고비와 같은 치료제를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 국립보건원(NIH)에 따르면 미국 성인 5명 중 2명 이상은 비만 증세를, 11명 중 1명은 심각한 비만 증세를 보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비만 치료제가 마른 몸을 이상적으로 여기는 다이어트 문화를 영속화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고 CNBC는 전했다.
또 일부 환자들은 치료제 복용을 중단한 뒤 체중이 다시 늘어나는 현상을 겪고 있다고 불만을 털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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