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골대사학회 인식조사…"골다공증이 사망 위험 높여, 평소 뼈 건강 챙겨야"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 우리나라 50대 이상 중년 여성들은 골다공증에 의한 골절 위험을 걱정하면서도 정작 자신의 골밀도 수치에 대한 인지율은 10명 중 2명꼴에 그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대한골대사학회는 골다공증이 주로 발생하는 50~70대 여성 1천8명을 대상으로 '2023 골다공증 대국민 인식 조사'를 벌인 결과 골밀도 수치에 대한 인식률이 낮아 대책 마련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22일 밝혔다.
골다공증이 무서운 건 손목과 척추, 골반 등에 골절의 위험을 높이기 때문이다. 이 중에서도 척추 골절과 골반 골절은 노년기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리는 주요 원인일 뿐 아니라 조기 사망으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
척추 골절과 골반 골절 환자가 1년 내 사망할 확률은 각각 5∼10%, 15∼20%에 이른다. 골다공증은 체내 골밀도 수치인 'T-점수'가 -2.5 미만인 경우를 말하며, 이보다 높은 -1∼-2.5는 골감소증으로 분류한다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의 90.5%는 골절이 건강한 노후를 위협하는 위험한 질병이라고 답했다. 이는 암(92.5%), 치매(91.7%), 고혈압(82.8%), 당뇨병(84.5%)과 유사한 인식 수준이라는 게 학회의 설명이다.
대한골대사학회 이유미 총무이사(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는 "우리나라 50대 이상 여성들은 암, 치매만큼 골절을 무서워하고 골다공증 관리가 혈압, 혈당만큼 중요하다고 여기면서도 정작 자신의 골밀도 수치(T-점수)를 몰라 골다공증 치료 기회를 놓칠 위험에 놓여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골다공증 위험이 큰 중년 여성들이 자신의 골밀도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고, 뼈 건강 관리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도록 홍보, 교육 등의 정책이 강화돼야 한다는 게 학회의 판단이다.
현재 국민건강보험공단은 국가건강검진 사업을 통해 54세와 66세 여성의 골밀도검사를 전액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특히 건보공단은 올해 1월부터 검진 결과 통보서에 골밀도 측정 부위 및 골밀도(T-점수) 수치를 표기함으로써 골밀도검사 결과가 골다공증 치료에 연계되도록 했다.
전문가들은 골다공증을 예방하려면 평소 칼슘과 비타민D가 많이 함유된 음식을 먹는 게 중요하다고 권고한다. 칼슘은 우유 및 유제품은 물론 멸치, 뱅어포, 해조류, 무청 등 녹황색 채소에도 들어 있다.
비타민D는 대구 간유, 연어, 고등어, 정어리 등에 풍부하게 함유돼 있는데, 음식보다는 피부에 햇볕을 쬐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다. 오전 10시에서 2시 사이에 얼굴, 팔, 손 부위에 하루 15∼30분 정도만 햇볕을 쬐면 충분한 비타민D를 합성할 수 있다.
골다공증 예방을 위해서는 술, 담배, 탄산음료를 피해야 한다. 커피도 하루 1∼2잔 정도가 적당하다. 카페인이 소장에서 칼슘 흡수를 방해하고 이뇨 작용을 활성화함으로써 애써 섭취한 칼슘을 소변으로 모두 배출시킬 수 있어서다.
골다공증 환자라면 하루 30분가량 약간 숨이 찰 정도의 강도로 평지 걷기와 같은 유산소 운동을 하면 도움이 된다. 또 외출 전에는 가벼운 스트레칭으로 근육과 인대를 이완시켜 주는 것도 골절 예방에 좋다.
김하영 학술이사(강릉아산병원 내분비내과)는 "만약 건강검진에서 골밀도에 이상이 발견됐다면 신속히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면서 "검진 기관이나 의료진 입장에서도 수검자가 적절한 대처를 할 때까지 지속해서 안내하고 치료를 독려하는 사후관리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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