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대학교에 다니는 베트남 유학생 A씨는 작년 12월 셰어하우스를 계약하며 어려움에 부닥쳤다.
월세, 공과금, 보증금 등의 단어가 생소해 스마트폰으로 번역기의 도움을 받아야만 했다.
경기대학교에 다니는 중국 유학생 B씨도 비슷한 일을 겪었다.
지난해 대학알리미에 따르면 재학생 수 대비 기숙사 수용 가능 인원의 비율을 나타내는 기숙사 수용률은 일반ㆍ교육대 기준 23.1%에 불과하다. 재학생의 절반도 수용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이에 기숙사에서 떨어지거나 시설이 마음에 들지 않는 학생들은 자취방을 구해야 하는 상황이다.
다수의 유학생은 친구에게 자취방을 소개받거나 통역이 가능한 친구를 데려가 월세 계약에 도움을 받고 있다.
그러나 A씨와 B씨처럼 혼자 힘으로 집을 구해야 하는 유학생들은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아브둘라에브 라브샨존 서울시립대학교 유학생회 부회장은 "외국인 유학생이 집을 구할 때 언어 문제가 장벽이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계약 과정에서 쓰레기 배출 공간 등 입주자 유의 사항을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고 계약 기간을 잘못 잡아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일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부동산 애플리케이션 언어 번역과 부동산 계약 통역 지원이 있으면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도 외국인 유학생의 부동산 계약을 돕는 지원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서정렬 영산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영문 부동산 표준계약서를 만들어 배포하거나 외국인 유학생이 밀집한 지방자치단체에 담당 인력을 배치해 부동산 계약을 도와주는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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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