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완 정통파 김강률 정철원 홍건희 이형범에 사이드암스로 박치국 고봉재 등이 있지만 좌완이 부족하다.
두산 이승엽 감독의 필승조 구상은 현재진행형.
다만, 2년 차 좌완 투수에 대한 언급을 했다. 지난해 1차지명 투수 이병헌이었다.
이승엽 감독의 눈길을 사로잡은 건 대포알 구위였다.
이 감독은 "어제 트랙맨을 보고 깜짝 놀랐다. 초속이 146㎞인데 종속이 147㎞더라. rpm(회전수)도 많이 나와서 타자들이 치기 좀 까다로울 것 같다. 제구만 조금 가다듬으면 좋은 투수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이병헌은 13일 사직 롯데전에 이어 14일 창원 NC전에서도 1이닝 무실점으로 0의 행진을 이어갔다.
최고 148㎞의 공은 디셉션과 볼끝이 결합해 체감 속도를 높였다. 좌타자 몸쪽을 파고 드는 내추럴 투심과 바깥쪽으로 흘러나가는 커터의 무브먼트도 좋다. 빠른 공과 결합하면 좌타자 킬러가 될 공산이 크다.
과제도 있다. 꾸준한 밸런스 유지다.
NC전에서 1사 후 김한별에게 사구를 허용한 뒤 김성욱 타석에서 밸런스가 살짝 흔들리며 어려운 승부를 이어갔다. 확실하게 빠지는 볼을 줄여야 안정감에 대한 벤치 신뢰를 얻을 수 있다.
다만, 와일드한 측면은 때론 장점이 될 수 있다. 포수가 어려운 만큼 타자들도 타이밍 잡기가 어렵다.
이승엽 감독도 "요즘에는 너무 얌전한 품은 타자들이 볼 때 위협감이 없을 수 있다. 좌타자들이 볼 때 공략하기가 좀 까다로운 폼이다. 팔도 쫙 떨어지기 때문에 공이 휘어져 들어와서 저는 그런 부분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며 "수술 후 몸 상태는 크게 문제 없으니까 스트라이크만 잘 던지고 긴급한 상황에서 잘 이겨내면 팀의 중요한 투수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두산은 시범경기에서 베테랑 장원준과 5년차 김호준, 2년차 이병헌 등 좌완 불펜투수들을 두루 테스트 하고 있다.
그중 막내 이병헌이 필승조에 가장 근접해 있는 상황. 프로 지명 전인 서울고 3학년 시절 1년 재활이 필요한 팔꿈치 뼛조각 제거수술(토미 존 서저리)를 받았음에도 두산이 1차지명 카드를 던지고 기다려 줬을 정도의 특별한 재능. 2023 시즌은 그 결단에 대한 보상의 원년이 될 전망이다.
두산 베어스의 불펜의 좌완 가뭄을 해소해줄 오아시스 같은 존재. 이병헌이 희망으로 떠오르고 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