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참사의 후폭풍이 거세다. 호주, 일본전 믿기 힘든 참패. 결국 KBO도 고개를 숙였다. KBO는 16일 입장문을 발표했다. 사실상의 사과문이었다. 참혹한 성적에 대해 쇄신을 약속했다.
KBO는 책임을 통감하고,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고 했다. 그리고 국제대회에서 다시는 이런 모습이 나오지 않게 재발 방지 대책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아마추어 무대에서 선수는 나오지 않고, 해가 갈수록 어린 선수들의 기량을 떨어진다. 결국 주축으로 군림했던 선수들만 더 대우받는 세상이 됐고, 현실에 안주하는 '우물안 개구리' 리그가 되고 말았다.
더 큰 문제는 지금의 FA 시장이 구단의 장기 발전을 오히려 가로막는다는 것이다. 천문학적 몸값을 쓰는데, 손에 꼽는 몇 명의 선수들만 혜택을 본다. 이렇게 돈을 쓰면, 오히려 2군이나 저연봉 선수들은 설 자리가 더 좁아진다. 정해진 예산에서 돈을 많이 쓰면, 어디선가 줄여야 한다.
그래서 외국인 선수 확대 얘기가 늘 나온다. FA보다 상대적으로 적은 돈을 들여, 그보다 더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다. 하지만 늘 반대에 부딪힌다. 토종 선수들의 설 자리가 없어진다는 논리다. 선수협이 이를 주도한다. 문제는 그동안 선수협 회장, 이사를 하는 선수들은 각 구단 주축 베테랑들이었다. 후배들도 신경쓰겠지만, 자신들이 손해보지 않을 의제들에 관심이 더 많을 수밖에 없다.
WBC를 계기로 다 뜯어고쳐야 한다는 여론이 조성됐다. 이런 기회가 또 올 지 안올 지 모른다. KBO도 문제를 느낀다면, 확실한 충격을 줄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외국인 확대가 가장 현실적 방법이다. 총 보유 인원수를 늘이고, 한 경기 출전수를 제한할 수 있다. 야수로 치면 내야수, 외야수가 1명씩 뛰게 하고 선발과 불펜 출전 제한을 두는 등 등 포지션 중복을 막으면 국내 선수들도 자리를 확보할 수 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