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창진 전주 KCC 감독이 허 웅(30)의 복귀 시기에 대해 가이드 라인을 제시하면서 한 말이다. 담당 트레이너가 허 웅이 출전해도 좋을 만큼 완벽하다는 사인을 내릴 때까지 서두르지 않겠다는 것이다.
허 웅은 지난달 9일 울산 현대모비스전 도중 오른쪽 발목을 꺾였고, 병원 검진 결과 발목 인대 2개가 끊어졌다는 진단을 받았다. 8주 정도 결장이 예상됐다. 예정대로라면 정규리그 종료 전 복귀는 불가능했다. 하지만 다행인지, 허 웅의 신체 회복력이 뛰어난 덕에 회복 속도가 무척 빨라졌다.
KCC 구단에 따르면 허 웅이 출전하겠다는 의지가 너무 강해 캐롯전 출전을 고집하다시피 했다고 한다. 이승현이 부상에서 복귀할 때도 그랬다. 이승현과 허 웅 모두 똑같은 심정, 어려운 상황에 놓인 팀에 빨리 도움을 주고 싶다는 마음이 앞섰던 것이다.
하지만 팀에서 만류했다. 선수 보호는 물론 팀 전체를 위해서다. 전 감독은 "부상이 완벽하게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무리하게 출전했다가 행여 또 다치면 일이 더 커질 수 있다"면서 "특히 재발 위험이 높은 발목이기 때문에 더 심사숙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십년 지도자를 경험한 전 감독은 선수의 의욕이 기특해서, 팀이 급하다고 섣불리 기용했다가 '소탐대실'하는 경우를 수없이 목격했다. 무엇보다 전 감독은 선수의 미래를 생각해야 한다고 했다. "허 웅은 KCC의 에이스를 떠나 한국농구의 기둥으로 계속 활약해야 할 농구계 모두의 자산이다. 소중한 만큼 보호하고 관리해야 하지 않겠나." 한 번 크게 다쳤을 때 사후 관리를 잘못하면 선수 생명에 큰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게 전 감독의 부연 설명이다.
전 감독은 정규리그 마감 때까지 허 웅이 경기감각 회복을 위해 2~3경기 출전토록 한 뒤 PO에 들어가서 본격적으로 가동하겠다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최상의 시나리오를 위해 남은 선수들이 버티고, 6강행 9부 능선을 넘어줘야 한다. '에이스가 빠졌을 때 우리가 해냈다'는 자신감은 부수 효과다. 전 감독이 허 웅의 복귀를 두고 심사숙고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