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는 16일 안양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정규리그 원정경기에서 '더블더블'을 기록한 외국인 선수 아셈 마레이의 맹활약을 앞세워 홈팀 KGC를 76대75로 꺾었다. 이로써 LG는 시즌 32승(16패)째를 거두며 KGC에 1.5경기차로 따라붙었다. 반면 KGC는 시즌 첫 3연패를 당하며 막판 큰 위기에 빠졌다. 이날 승리했다면 정규리그 자력우승 우승 매직넘버를 '2'로 만들 수 있었다. 하지만 하필 LG에 패하는 바람에 이제는 매직넘버가 중요하지 않게 됐다. '1위를 지킬 수 있느냐'가 새로운 화두로 떠올랐다.
KGC는 이달 초 동아시아슈퍼리그(EASL) 챔피언스위크에서 우승을 거두고 돌아온 뒤 경기력이 급감했다. 팀의 핵심전력인 외국인 선수 오마리 스펠맨이 무릎 통증으로 2경기에 빠졌는데, 여기서 모두 졌다. 천만다행으로 스펠맨은 이날 LG전에 복귀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의 빈자리를 메워주던 대릴 먼로가 종아리 통증으로 나오지 못했다. 김상식 KGC 감독은 "중요한 시점에 스펠맨이 복귀하니 또 먼로가 몸이 좋지 않다고 한다"며 걱정했다.
LG는 1쿼터부터 강한 공세로 드라이브를 걸었다. 이재도의 스피드와 정희재의 3점포 2개, 그리고 마레이의 골밑 공격으로 리드를 잡았다. KGC는 오세근과 문성곤이 내외곽에서 공격을 주도했다. 스펠맨은 3점슛 1개를 터트리며 컨디션을 점검했다. LG가 1쿼터에 26-20으로 앞섰다.
그러나 3쿼터부터 KGC의 추격이 시작됐다. 박지훈과 렌즈 아반도, 변준형이 빠른 트랜지션을 이어갔다. 오세근도 투혼을 보였다. 외곽포가 터지면서 점수차이가 좁혀져갔다. 결국 4쿼터 중반 이후 1골차 접전 양상으로 변했다. KGC가 이길 기회도 있었다. 그러나 양팀 모두 공격이 실패했다.
1분 6초 전 LG 이재도의 3점슛으로 76-72가 됐다. LG는 곧바로 스펠맨의 2점슛으로 추격했다. 2점 차이. 31초전 마레이가 자유투 2개를 모두 실패했다. KGC의 마지막 작전타임 후 공격. 아반도가 파울로 얻은 2개의 자유투 중에서 1개 밖에 넣지 못했다. 이어진 공격에서 LG 이관희의 슛이 실패. 곧바로 KGC가 역습을 시도했다. 아반도가 멋지게 뛰어올라 더블클러치 슛을 시도했다. 들어갔다면 역전승. 그러나 공이 림을 돌아 나왔고, 정희재가 리바운드하며 경기가 끝났다. KGC 선수들은 망연자실하게 코트에 주저앉았다.
안양=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