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3㎞ 투심을 던지는 고속 사이드암. 키움 히어로즈 이강준(22)은 '포장지'를 벗어던질 수 있을까.
지난 17일 롯데 자이언츠는 선발투수 한현희(30)를 전격 영입했다. 20인 보호선수 명단을 받아든 키움 히어로즈가 이강준을 지명하기까지, 1시간도 채 걸리지 않았다.
"처음 롯데 넘어올 때는 아무 준비도, 예상도 못한 상태여서 당황스러웠죠. 이번엔 사실 키움 갈수도 있겠다 예상도 했고, 2번째 이적이다보니 '나 어떡하지' 그런 충격은 덜 해요. 다만 4시간 넘게 비행기 타고 왔는데 '다시 가야된다'는게…"
이강준은 하루 뒤인 21일, 비행기를 타고 홀로 귀국했다. 공교롭게도 바로 설날 연휴다보니 홍원기 감독을 비롯한 주요 코치진에는 먼저 전화로 인사를 드렸다. 26일 고척돔을 찾아 고형욱 단장 및 홍 감독과 첫 대면을 할 예정이다.
키움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영입된 만큼, 인생의 터닝포인트를 꿈꾸고 있다. 키움을 대표하는 슈퍼스타는 이정후와 안우진이지만, 원종현 임창민 변시원 양 현 등 많은 사이드암을 보유한 팀이다. 스타일은 다르지만, 이강준에겐 좋은 멘토가 돼줄 선배들이다.
지인이라곤 청소년대표팀 시절 인연을 맺은 장재영 신준우 박주홍이 전부다. 그래도 자주 연락하며 친분을 이어온 사이. 이강준은 "호주에서 소식을 듣고 전화를 했더라고요. 다같이 밥한번 먹기로 했어요"며 웃었다.
이강준은 남다른 의욕에 가득찬 겨울을 보냈다. 롯데로 이적한뒤 1년반 동안 사실상 가능성 외에 아무것도 보여주지 못한 상황. 3시즌 통산 성적이 32경기 23⅔이닝, 1승1세이브 평균자책점 9.51 뿐이다. KT 위즈 신인 시절 이강철 감독이 직접 투심을 가르친 인재, 그 존재감에서 한발자국도 나가지 못했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