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L리그는 현재 4라운드 중후반으로 접어드는 상황이다. 이제 정규리그 남은 경기는 각 팀당 20여경기 뿐이다. '굳히려는 자'와 '잡으려는 자'의 각축전이 후끈 달아오를 시기에 맞은 '설날 시리즈'는 19∼24일까지 휴식일 없이 펼쳐졌다.
우선 부동의 선두 안양 KGC의 아성을 위협하기 위한 추격전이 강력했다. KGC는 지난 21일 고양 캐롯과의 경기에서 65대85로 대패했다. KGC로서는 올 시즌 보기 드문 완패였고, 캐롯으로서는 맞대결 3연패 끝에 날린 반격의 펀치였다. KGC를 이끌었던 김승기 캐롯 감독이 KGC 구단과 결별 과정에서 남은 불편한 감정 때문에 "우리가 마음 먹으면 박살낼 수 있다는 걸 보여주겠다"고 하더니 진짜 입증해 보였다.
이들 '추격자' 3총사가 시리즈에서 약속이라도 한 듯 만족할 만한 결과를 거뒀기 때문이다. 울산 현대모비스는 10개 팀 가운데 유일하게 시리즈 3연전을 '스윕'했고, SK도 한 경기 덜 치렀지만 설 연휴 2경기에서 모두 이겼다. LG는 2승1패를 거뒀다.
시리즈 동안 KGC가 1승을 추가한 반면에 추격팀들이 모두 2승 이상을 챙기면서 승차가 좁혀졌고, 덩달아 그들만의 2위 쟁탈전도 뜨거워졌다. 정규리그 1, 2위에겐 4강 플레이오프 직행권이 주어진다.
김주성 감독대행 부임 이후 첫 연패로 주춤했던 원주 DB는 2연승을 챙기면서 하위권 탈출 안정권으로 접어들게 됐다.
양지가 있으면 음지가 있는 법. 이른바 '잘 나간' 이들 팀에 덜미를 잡힌 팀들은 악몽의 설 연휴를 맞이해야 했다. 대표적인 팀이 KCC와 최하위 서울 삼성, 수원 KT다. KCC는 올스타전 브레이크 이전까지 3연승을 달리다가 브레이크 이후 맞은 '설날 시리즈'에서 3전 전패로 급추락했다.
브레이크 기간 동안 외국인 선수 2명을 모두 교체했던 삼성도 '백약이 무효'인 듯, 시리즈 3연패를 하며 사실상 '최하위 굳히기'에 들어가는 우려를 낳았다. 시리즈 3연패와 함께 리그 11연패로, 올시즌 통틀어 최다 연패 불명예 기록을 작성하게 됐다. KT도 3라운드 한때 6연승을 달리며 반등에 성공하는 듯 했으나 시리즈에서 1승(2패)만 건지는데 그쳤다.
한편, 역대 최초로 연속 경기 3점슛 기록을 계속 경신하고 있는 전성현은 시리즈 3경기에서도 계속 3점포에 성공하며 연속 경기수를 '75'로 늘린 채 연휴를 보냈다.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