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구대 위의 '중·꺽·마' 만년 2인자였던 강민구, 드디어 PBA 정상등극

2023-01-25 15:58:30

결승전에서 최종 승리를 결정짓는 샷을 성공한 뒤 포효하는 강민구. 사진제공=PBA 사무국

[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



2022 카타르월드컵을 통해 온 국민을 감동시키며 널리 퍼진 문구다. 포기하지 않는 간절한 노력의 중요성, 그리고 불굴의 의지를 담고 있다. 한국 월드컵 대표팀이 널리 퍼트린 이 문구가 이번에는 프로당구에서 멋진 현실로 이뤄졌다. PBA 당구대 위에서 이 문구의 힘을 증명해 낸 인물은 바로 'PBA의 만년 2인자'로 불렸던 강민구(39·블루원리조트)다. 아무리 좌절해도 두드리고 또 두드린 결과 드디어 정상에 올랐다. '4전 5기'의 챔피언이다.

강민구는 지난 24일 밤 경기도 고양시 빛마루방송센터에서 열린 '웰컴저축은행 웰뱅 PBA-LPBA 챔피언십' PBA 결승전에서 베트남에서 온 강자 응고 딘 나이(SK렌터카)를 상대로 세트스코어 4대2(14-15, 15-6, 2-15, 15-7, 15-9, 15-5)의 역전승을 거두며 PBA 16번째 챔피언으로 등극했다. 늘 뒤로 갈수록 승부처에 약했던 모습과 정반대로 경기 후반으로 갈수록 강해졌다. 승부처였던 4~6세트를 거의 완벽하게 지배했다.

말 그대로 '꺾이지 않는 마음'을 붙잡은 결과다. 사실 강민구의 우승은 '너무 늦은 결과'라고 볼 수 있다. 강민구는 대한당구연맹 소속 시절에는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4년 전 프로당구 PBA가 처음 출범할 때 참가해 단숨에 주목받았다. 바로 출범 원년 첫 투어인 'PBA 파나소닉 오픈'에서 당당히 결승에 올라 단숨에 스타덤에 올랐다. 비록 필리포스 카시도코스타스(그리스)를 꺾지 못하고 준우승에 그쳤지만, 언제든 우승을 따낼 수 있는 실력자로 인정받았다.

실제로 이후에도 여러차례 결승행에 성공했다. 2020~2021시즌까지 총 3번이나 더 결승에 진출했다. 특히 2020~2021시즌에는 두 번이나 투어 결승에 올랐다. 그러나 번번히 외국인 선수들의 벽을 넘지 못했다. 프레데릭 쿠드롱(TS샴푸 챔피언십), 하비에르 팔라존(크라운해태 챔피언십), 그리고 다시 카시도코스타스(웰뱅챔피언십). 강민구는 꺾였다.

하지만 그의 마음과 큐는 꺾이지 않았다. 강민구는 절치부심하며 조용히 실력을 갈고 닦았다. 2021~2022, 2022~2023시즌을 조용히 보내며 우승을 위한 힘을 비축했다. 그 결과 무려 4전5기, 710일 만의 우승에 성공하며 1억원의 상금과 우승 트로피를 처음 들어 올렸다. 4년이 걸린 성과다.

강민구는 "우승 직후 소름이 돋았다. 등 아래부터 짜릿함이 올라왔다"면서 "그간의 준우승과 부진으로 가슴에 맺혀있던 한을 분출하는 의미였다. 특히 준우승보다는 2년간 성적을 내지 못한 부분에 대해 스스로 용납이 잘 안됐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남은 대회인 8차 투어와 포스트시즌도 잘 준비하고, 월드챔피언십도 최선을 다해 준비하겠다"며 선전을 다짐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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