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우진 논란보다 더 충격적인 건, 국가대표 '먹튀' 어설픈 해명

2023-01-24 23:32:18

1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SSG 랜더스의 한국시리즈 1차전. 10회 연장 승부끝에 6대7로 패한 SSG 추신수가 아쉬워하고 있다. 인천=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2.11.1

[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2009년에 넘쳤던 애국심이 왜 병역 면제 이후로는 사라진 것인가.



추신수(SSG)의 핵폭탄 발언, 일파만파 야구계를 흔들고 있다. 자택이 있는 미국 현지 한인 라디오 방송과의 인터뷰, 자신은 한국 야구 발전을 위해 '총대'를 메고 쓴소리를 던진다고 했겠지만 결과는 예상 밖이었을 것이다.

미국 메이저리그, 선진 야구를 경험하며 스타 반열에 오른 추신수다. 그의 말 한 마디에 파급력은 엄청났다. 십수년째 불만이 터져나왔던 잠실구장 원정 라커룸이 추신수의 등장으로 단숨에 변신한 게 좋은 예다.

그렇다면 이번 국가대표 선발 문제, 자신의 국가대표 회피 문제 등도 솔직하게 얘기를 하면 모두 지지를 받을 줄 알았을까.

가장 큰 논란거리는 안우진(키움)이다. 과거 학교 폭력 잘못이 있더라도, 징계를 소화하고 반성을 했기 때문에 길을 열어줘야 한다는 것이다.

이 문제는 의견이 갈리기도 한다. 피해자의 아픔이 완전히 사라질 수 없는 것이기에 조심스럽지만, 추신수도 어느정도 논리를 갖고 접근을 했다. 사실 이번 대표팀에도 과거 음주운전, 금지약물 등 물의를 일으킨 선수들이 포함됐다. 형평성 측면에서 어긋난다.

그리고 결국 팬들의 박수를 받으며 프로 무대에서 뛰고 있다. KBO와 기자들은 그에게 골든글러브도 안겨줬다. 이 정도 난리가 날 잘못을 저지른 선수라면, 수억원의 연봉, 최고의 상을 받을 자격도 주어지면 안되는 게 맞다. 국가대표로서의 신성함이라는 문제가 있지만, 여기서는 되고 여기서는 안된다는 게 추신수 입장에서는 이상해보일 수 있다.

안우진 문제를 떠나 사실 이번 논란에서 더 충격적이었던 건 추신수의 대표팀 '먹튀' 논란에 대한 해명이었다. 추신수는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획득해 병역 혜택을 받은 뒤 단 한 번도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지 않았다. 추신수는 이에 대해 부상이 있었고, 구단이 만류하는 데 자신이 혼자 모든 책임을 질 수 없었다며 사람들이 "스토리를 모른다"고 했다.

하지만 시계를 2009년으로 돌려보면 그의 얘기는 설득력을 잃는다. 2007년 팔꿈치 수술을 받은 추신수는 2008년 중반부터 엄청난 타격을 보여주며 주목을 받는다. 14홈런 시즌을 만들었다. 2009 시즌은 추신수에게 야구 인생 가장 중요한 시즌이었다. 2008년 상승세를 이어 팀의 확실한 주전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찬스였다. 이럴 때 스프링캠프에 제대로 참가하지 못한다는 것, 추신수에게는 엄청난 악재였다.

하지만 2회 WBC가 있었다. 추신수의 참가 의지는 강력했다. 클리블랜드 구단이 그의 팔꿈치 통증 때문에 대회 참가를 말렸지만, 추신수는 지명타자나 대타로라도 활약하겠다고 맞섰다. 당시 대표팀을 이끌던 김인식 감독은 클리블랜드의 지나친 간섭에 분노하기도 했다. 하지만 추신수를 끝까지 데려갔다. 중요한 코멘트가 있었다. "혜택도 잘해야 생기는 것이지 앉아만 있으면 되겠나. 클리블랜드도 그 점을 이해해야 한다"고 했다. 결국 WBC 참가가 이듬해 열리는 광저우 아시안게임 발탁의 연장 선상에 있다는 것이었다.

그렇게 엄청난 악재를 뚫고 WBC 참가를 마친 추신수는 예상대로(?) 광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승선했다. 이 때 병역 혜택을 받은 게 '텍사스 FA 대박'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팔꿈치에 붕대를 감고도 대표팀에 열의를 보였던 추신수는 금메달 획득 후 사라졌다. 2012년 3회 WBC를 앞두고 KBO와 코칭스태프는 추신수의 합류를 바랐으나, 그는 고사했다. 그 시즌을 마치면 FA였다. 2009년만큼 스프링캠프가 중요했다. 그리고 그의 선택은 정반대였다.

'먹튀' 논란에 대해 어떤 이유를 댄다 해도, 빠져나갈 구멍이 없어 보이는 이유다. 당시 KBO는 1, 2회 대회와는 달리 선수가 고사하지 않는다면, 구단이 차출을 막을 방법이 사실상 없다고 밝혔었다.

2017년도 마찬가지다. 2009년처럼 지명타자나 대타로라도 뛰는 등의 방법을 모색할 수 있었다. 추신수의 존재감이라면, 벤치에서 방망이만 휘둘러도 상대가 기죽을 수 있었다. 추신수는 당시 아픈 곳이 많았다며 텍사스와 4~5년 계약이 남아있는데, 다치면 뒷감당은 누가 하느냐고 강조했다. 그 뒷감당이라는 단어가 자꾸 아쉽게 다가온다. 결국 텍사스 구단이 참가하지 말라고 통사정을 한 건 팩트일 수 있겠으나, 최종 결정은 본인이 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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