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문구서 모녀 사망…현관에 전기료 5개월치 독촉장(종합2보)

2022-11-25 19:06:31

[연합뉴스TV 제공]


모친은 월 200만원 연금받는 퇴직 공무원…경찰, 사망 경위 수사





(서울=연합뉴스) 오보람 설하은 기자 = 서울 서대문구에서 모녀가 함께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25일 서대문경찰서에 따르면 23일 오전 서대문구 한 다세대주택에서 성인 여성 2명이 숨져 있는 것을 경찰이 발견했다. 경찰은 '세입자가 사망한 것 같다'는 집주인의 신고로 현장에 출동했다.
두 사람은 모녀 관계로 딸은 36세, 어머니는 65세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시신 상태 등으로 미뤄 사망한 지 시간이 꽤 흐른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일단 범죄 혐의점은 없는 것으로 파악했다. 현장에서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모녀의 집 현관문에는 5개월 치 전기료 9만2천여원의 연체를 알리는 9월 자 독촉 고지서가 붙어 있었다. 월세가 밀렸다며 퇴거를 요청하는 집주인 편지도 붙었다.
지난해 11월 집 임차계약을 한 뒤 10개월 치 월세가 밀려 보증금도 모두 공제된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건강보험료는 14개월 치(약 96만원), 통신비는 5개월 치(약 15만원) 밀려있었고, 금융 채무 상환도 7개월째 연체됐다.
이 때문에 모녀는 보건복지부의 '복지 사각지대 발굴' 대상자에 포함됐다.
복지 사각지대 발굴은 단전·단수, 건강보험료 체납, 기초생활수급 탈락·중지 등 34종의 위기 정보를 토대로 경제적 도움이 필요한 가구를 파악하는 제도다.
다만, 이들이 심각한 생활고를 겪는 상황은 아닌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모친은 퇴직 공무원으로 월 200만원 이상의 연금을 수령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보건복지부와 서대문구청 등에 따르면 모녀는 서울 광진구 화양동에서 거주하다가 지난해 11월 서대문구 신촌동으로 이사했다.
광진구청은 올해 8월 복지 사각지대 발굴 시스템을 통해 모녀가 각종 공과금이 연체된 사실을 인지했다.

당시 화양동 주민센터 복지담당자는 주민등록상 주소지로 찾아갔으나 이미 이사한 뒤라 모녀를 만날 수 없었다. 실거주 주소지와 연락처 정보가 없어 후속 조처도 이뤄지지 못했다.
서대문구도 관계 기관으로부터 어떤 통보도 받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모녀는 서대문구로 이사하면서 전입신고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모녀의 다른 가족과 지인 등의 진술을 토대로 구체적인 사망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부검을 거쳐 정확한 사망 시간과 사인도 확인할 예정이다.

한편, 복지부는 경제적 위기에 처한 가구의 소재가 파악되지 않아 지원을 못 받는 사례를 막고자 복지 사각지대 발굴·지원체계 개선 대책을 내놨다.
전날 발표된 개선책에는 사회보장급여법, 주민등록법 시행령 등의 개정을 통해 소재 불명 가구는 행정안전부, 통신사 등을 통해 연락처를 확보해 신속히 소재를 파악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soruha@yna.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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