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랭킹 13위 잡은 '괴물' 권순우는 진화 중 "이젠 톱 랭커들과 맞대결 즐긴다"[데이비스컵 파이널스 인터뷰]

2022-09-15 05:30:00

14일(한국시각) 스페인 발렌시아의 파벨론 푸엔테 데 산 루이스에서 열린 연습 도중 한국 남자 테니스대표팀의 에이스 권순우가 취재진과 만나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대한테니스협회

[발렌시아(스페인)=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이젠 즐기는 것 같아요."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를 뛰며 얻은 경험과 자신감이 상승하자 '괴물'이 진화하고 있다. '한국 남자 테니스의 간판' 권순우(25·당진시청) 얘기다.

권순우는 14일(한국시각) 스페인 발렌시아의 파벨론 푸엔테 데 산 루이스에서 열린 캐나다와의 2022년 데이비스컵 파이널스 B조 조별리그 1차전 2단식에서 세계랭킹 13위 펠릭스 오제 알리아심을 2-0(7-6<5>, 6-3)으로 완파했다.

권순우가 세계 톱 플레이어를 꺾은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권순우는 9년 전부터 ATP 투어를 뛰면서 톱 랭커들과 자주 충돌했다. 그 때마다 번번이 패배의 쓴잔을 들이켜야 했다.

올해도 마찬가지였다. 2월에만 안드레이 루블레프(러시아·9위)와 두 차례 맞붙었고, 4월 카를로스 알카라스(스페인·1위), 5월 캐머런 노리(영국·8위), 6월 노박 노코비치(세르비아·7위)를 만났다. 승리는 없었다.

권순우는 "ATP 투어를 뛰는 선수들의 랭킹이 100위든, 400위든 기량은 비슷하다. 단지 경험 차이에서 승부가 갈리는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톱 랭커를 만나면 달라지는 건 압박감인 것 같다. 상대적으로 톱 랭커들은 마음이 편할 것이다. 나는 이제 톱 랭커들을 만나도 즐기는 것 같다. ATP 투어 대회 우승도 해봤고, 메이저대회 3회전까지 진출해봤다. 큰 무대의 경험이 쌓이다보니 자신감도 그만큼 올라가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또 "톱 랭커들을 상대하면서 긴장하지 않게 된 건 올해 호주오픈 때부터인 것 같다. 또 노박 조코비치와 윔블던에서 만났을 때 메인 코트에서 경기하는 것이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권순우의 강점은 톱 랭커들에게도 밀리지 않는 포핸드 스트로크다. 위닝 샷을 할 수 있는 강력한 포핸드 스트로크 덕분에 별명도 '슈퍼 포핸드'다. "캐나다전만 봤을 때는 별명이 마음에 든다"며 웃은 권순우는 "원래 포핸드를 좋아했다. 투어에서도 상대 선수들에게 포핸드만큼은 뒤지지 않을 자신감이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롤모델로 삼았던 선수는 일본의 니시코리 케이다. 신체조건과 스타일이 나와 비슷해 따라하려고 노력했었다"고 강조했다.

데이비스컵에서 '에이스'의 숙명은 가혹하다. 팀 내 랭킹이 가장 높은 선수가 2단식에 배치되기 때문이다. 권순우는 이번 대회에서 세르비아, 스페인의 에이스들과 맞대결을 펼쳐야 한다. 권순우는 "부담이 많았다. '기 죽으면 안되는데…'라는 걱정이 있었다. 그러나 캐나다전이 잘 풀리면서 부담감이 사라지고 자신감이 많이 향상됐다"고 회상했다.

관심을 끄는 건 권순우와 '세계랭킹 1위' 카를로스 알카라스의 맞대결 성사 여부다. 열아홉인 알카라스는 최근 US오픈 역대 최연소 우승을 하면서 세계랭킹 1위 자리에 등극했다. 이후 곧바로 스페인대표팀에 합류했다. 다만 14일에는 연습만 했을 뿐 세르비아전에는 결장했다. 선수 보호 차원으로 해석된다. 다만 한국-스페인전은 오는 18일로 예정돼 있다. 알카라스의 체력이 충분히 회복될 시간이기 때문에 권순우와의 맞대결 성사 가능성이 높다.

이에 대해 권순우는 "알카라스도 같은 선수일 뿐이다. 이기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다. 그러나 쉽지 않은 상대다. 알리아심을 꺾을 때처럼 자신감 있는 모습을 보이고 싶다"며 겸손함을 보였다.

아직 스물 다섯이다. 더 발전할 여지가 충분하다. '서브'를 보완할 점으로 꼽은 권순우는 "대표팀의 좋은 성적이 국내 테니스 열풍을 더 오래 지속시킬 수 있을 듯하다. 결과로 보여드려야 한다"고 전했다. 발렌시아(스페인)=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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