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남자테니스 데이비스컵 본선 첫 승 실패, 그래도 '에이스' 권순우는 희망 쐈다

2022-09-14 07:10:37

사진제공=대한테니스협회

[발렌시아(스페인)=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박승규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 테니스가 세계 최고 권위의 데이비스컵 본선에서 아쉽게 첫 승 달성에 실패했다.



한국 남자테니스 대표팀은 14일(이하 한국시각) 스페인 발렌시꺾의 파벨론 푸엔테 데 산 루이스에서 열린 캐나다와의 대회 파이널스 B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단식에서 1승1패를 이룬 뒤 복식에서 1-2로 패해 바라던 첫 승을 따내지 못했다.

한국은 대회 본선 네 번째 출전 동안 첫 승을 기록하지 못하고 있다. 토너먼트 형식으로 진행됐던 앞선 세 차례 대회 본선에선 첫 승에 실패한 바 있다. 1981년 뉴질랜드에 0-5, 1987년 프랑스에 0-5, 2008년 독일에 2-3으로 졌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캐나다(세계랭킹 6위)를 비롯해 세르비아(11위), 스페인(2위)과 같은 조에 편성됐다.

1단식은 진한 아쉬움 속에 막을 내렸다. 이날 홍성찬은 날카로운 서브와 빠른 발로 스트로크 플레이를 유도해 상대 실수를 유발시켰다. 바섹 포스피실(141위)도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홍성찬에게 1세트를 내줬다. 결국 승부는 3세트 6-6으로 맞서 타이 브레이크까지 이어졌다. 아쉽게도 홍성찬에게 마지막 한끗이 모자랐다. 5-7로 역전패하고 말았다.

홍성찬의 투혼은 박수받기에 충분했다. 자신이 6개월 동안 데이비스컵 파이널스를 위해 준비한 것을 코트 위에서 고스란히 녹여냈기 때문이다.

경기가 끝난 뒤 홍성찬은 "다른 사람들이 생각했을 때는 (초접전 석패에) 놀랐을 수 있다. 그러나 나는 전혀 그렇지 않았다.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며 시작했고 이기고 싶었다. 내 자신에게 크게 놀라진 않았다. 아쉽긴 했다"고 밝혔다.

홍성찬의 석패는 한국대표팀의 분위기를 오히려 살려냈다. "우리도 할 수 있다"는 긍정 에너지를 불어넣었다. 이 기운을 2단식에 나선 '에이스' 권순우(25·당진시청)가 이어받아 '대형사고'를 쳤다. 세계 테니스계를 이끄는 '??은 피' 중 한 명인 펠릭스 오제 알리아심(22·13위)을 2-0(7-6<5>, 6-3)으로 완파하는 이변을 연출했다.

권순우는 1세트 초반 4게임을 내리 패하며 '슬로 스타터'로 시작했지만, 이후 알라아심 못지 않은 강서브에다 영리한 플레이, 승부를 결정짓는 슈퍼 포핸드로 분위기를 뒤바꿨다. 그리고 한 번 잡은 상승세를 끝까지 유지했다.

특히 "지고 싶은 마음이 없다"던 말을 현실로 만든 권순우에게 이 승리는 의미가 컸다. 세계랭킹 10위권 선수를 처음으로 이겼기 때문.

경기가 끝난 뒤 권순우는 "초반 긴장도 많이 해서 스타트가 좋지 않았다. 이후 알리아심에게 적응한 뒤 내가 공격적으로 하려고 하니 기회가 온 것 같다"고 밝혔다.

세계랭킹 10위 안에 드는 선수를 처음 이긴 것에 대해선 "세계랭킹 10위 안에 든 선수를 처음 이겼다. 이전에도 좋은 경기를 많이 했었는데 이기지 못했다. 그러나 이날은 팀 매치였고, 국가대항전이여서 간절했던 것 같다"며 환하게 웃었다.

이제 '승부의 키'는 송민규-남지성 복식조가 쥐고 있었다. 오래 맞춰온 호흡이 장점인 송민규-남지성 조가 포스피실-알리아심 조를 꺾을 경우 한국 남자 테니스의 기념비적인 날이 될 수 있었다. '테니스의 월드컵' 데이비스컵 본선 첫 승을 달성할 수 있었다.

하지만 꿈은 현실로 이어지지 않았다. 송민규-남지성 조도 혼신의 힘을 다해 단식에서 체력을 소진한 스피실-알리아심 조와 정말 잘 싸웠다. 1세트 첫 번쩨 게임을 브레이크 시키며 최상의 출발을 보인 송민규-남지성 조는 3-1로 앞서갔지만, 결국 상대의 강서브에 고전하면서 5-5로 동점을 허용한 뒤 5-7로 1세트를 내줬다.

그러나 2세트 승부의 추를 다시 팽팽하게 맞췄다. 강서브에 이은 커트 공략이 제대로 빛을 발휘했다. 하지만 혼신의 힘을 다한 3세트에서 3-1로 앞서갔지만, 잦은 실수로 인해 3-6으로 아쉽게 무릎을 꿇어야 했다. 발렌시아(스페인)=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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