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서中'농구 잘하는 애'옆에 '스태킹 잘하는 애'"금세 친해질 것같아요"['모두의 서울림운동회' 1회차]

2022-09-13 09:44:33

수서중 '서울림 통합스포츠클럽' 첫 수업에서 박채원(왼쪽), 김동현 학생이 서로 협동해 가며 스테킹 릴레이를 하는 모습. 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

"특수반 친구들이 스태킹을 너무 잘해서 놀랐어요." "6반 친구들, 농구 실력 '인정'이에요."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8일, 서울 강남구 수서중 체육관에서 진행된 '서울림 통합스포츠클럽' 1회차 수업 첫 만남부터 아이들의 훈훈한 덕담이 오갔다.

수서중 서울림통합스포츠클럽은 '체육쌤' 문찬근 교사가 담임으로 있는 '1학년 6반 비장애학생' 6명과 고지후 특수교사가 담임으로 있는 '특수반 장애학생' 3명으로 구성됐다. '서울림운동회' 참여종목으로 농구(골밑슛 릴레이)와 스태킹릴레이 두 종목을 택했다. 11월 5일 서울림운동회를 두 달 앞두고 시작된 8회차 수업의 첫 단추. 스포츠로 하나 된 40분 수업은 눈깜짝할새 지나갔다.

▶스태킹 잘하는 특수반+농구 잘하는 1학년 6반의 '꿀조합'

'농구 동아리' 에이스 출신 문 교사의 지도 속에 9명의 아이들이 일사불란하게 농구 골대 아래 두 줄로 늘어섰다. 드리블 후 차례로 슈팅을 하는 골밑슛 릴레이, 문 교사와 방과후 학교에서 6개월 가까이 농구를 연마해온 1학년 여학생들이 발군의 실력을 과시했다. 능숙한 레이업 슛이 작렬했다. 특수반 '홍일점' (박)채원이가 드리블을 시도하려다 뒤로 물러섰다. "저는 문쌤한테 따로 더 배워서 나중에 할래요." 장애, 비장애학생 모두 저마다 재능, 속도, 타이밍이 다 다르다. 자유롭게, 할 수 있는 만큼만 하면 된다. '서울림'의 모토대로 모두가 함께 참여하고, 함께 즐기는 것이 중요하다.

곧바로 이어진 스태킹 릴레이, 이번엔 특수반 아이들의 활약이 눈부셨다. '스태킹 에이스' (이)은규가 시범에 나섰다. 능수능란한 업스태킹, 다운스태킹 시범에 "우와!" 탄성과 함께 박수가 쏟아졌다. 2인1조로 진행된 스태킹 첫 훈련, 이번엔 채원이의 시간이었다. '1학년 6반 회장' (김)동현이와 함께 한 업스태킹, 숨겨논 기량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이어 3인 1조로 진행된 '스태킹 릴레이' 실전, 고지후 교사와 함께 점심시간마다 기록을 재가며 스태킹 훈련을 해온 특수반 아이들이 6반 아이들을 제치고 1위로 골인했다.

첫 수업을 관심 있게 지켜보던 남 신 수서중 교장의 시선은 농구를 어려워 했던 채원이에게 머물렀다. "채원이가 농구는 수줍어서 뒤로 빠지더니 스태킹 할 땐 신나서 하더라. 스태킹을 잘하는 걸 보니 시간이 지나면 농구도 잘할 것같다"며 웃었다. 아니나다를까, 나홀로 열심히 슈팅 연습을 하던 채원이의 볼이 마침내 림을 꿰뚫었다. 남 교장이 "와! 들어갔다"며 환호했다.

박세선 수서중 교감 역시 아이들의 '어울림' 첫 수업에 흐뭇함을 감추지 않았다. "다함께 어울려 사는 사회에서 통합교육 프로그램은 우리 아이들에게 반드시 필요한 교육이다. 체육은 또 통합수업에 가장 적합한 과목"이라고 말했다. "서울림운동회가 올해 처음이라는데 정말 의미 있는 일"이라고 평했다. "아이들은 공만 잡아도 웃음이 나온다. 함께 몸으로 부딪치면서 서로 자연스럽게 친해질 기회"라고 했다. 박 교감은 "특히 (김)도현이가 비장애인 친구와 스태킹을 서로 금세 배워서 같이 하는 모습이 너무 보기 좋았다. 장애학생들에겐 분명 도움이 될 것이고, 비장애학생들에겐 편견을 걷어내고 벽을 허무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우리 금세 친해질 것같아요"

가장 중요한 건 첫 수업에 참여한 아이들의 생각이다. '6반 회장' (김)동현이(13)는 "선생님께서 '하고 싶은 사람 남으라'고 하셔서, 자연스럽게 하게 됐어요"라고 '서울림' 지원 동기를 밝혔다. "같은 학년 친구들인데도 반이 달라서 서로 잘 몰랐어요. 특수반 아이들과 어울릴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요. 금세 친하게 지낼 수 있을 것같아요"라며 기대감을 전했다. "'서울림스포츠클럽'은 말 그대로 '서울+어울림'이잖아요. 첫 수업이 인상 깊었어요"라며 웃었다. "스태킹은 특수반이 더 잘하던데, 다음 수업 땐 우리도 더 많이 연습해서 와야겠어요."

'특수반 체육만능' (이)은규의 얼굴에도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복지관에서 농구연습을 해서 농구도 잘하고요. 스태킹은 초등학교 때 복지관에서 해본 적 있어요. 큰 걸론 처음인데 재미있었어요"라며 웃었다. "농구는 6반 애들이 더 잘하던데"라는 '도발'에 은규는 "네, 그건 인정이에요"라며 수긍했다. "스태킹은 같이 해서 재미있었고요. 스태킹 못하는 친구들은 제가 도와주고 싶어요. 다른 반 애들과 함께 해서 정말 재미있었어요. 더 친해지고 싶어요."

'특수쌤' 고지후 교사와 '체육쌤' 문찬근 교사 역시 첫 수업 후 남다른 보람을 전했다. 고 교사는 "아이들이 설레하는 표정이 느껴졌다. 일반학급 친구들과 친해지고 싶어하는데 기회가 없었다. 오늘 아이들이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 보람 있었다"고 했다. 문 교사는 "특수반 아이들이 스태킹을 너무 잘해 놀랐다. 서로 상호작용을 통한 시너지가 기대되는 첫 수업이었다"고 평가했다. "우리 애들이 다음번엔 스태킹에 이를 갈고 나올 것이다. 다음 수업은 언제냐고 벌써 물어본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8회차 수업이 끝나면 어떤 모습일까'라는 질문에 문 교사는 "정말 많이 친해질 것같다. 서울림운동회에선 서로 전략을 이야기하고 서로 할 말 다하는 사이가 될 것"이라고 했다.

첫 수업을 기념해 '서울림통합스포츠클럽' 플래카드를 배경으로 수서중 아이들이 서울림의 'ㅅ'을 그리며 손을 한데 모았다. 함께 땀 흘린 아이들의 첫 미소가 보름달처럼 환했다.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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