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수영사를 다시 쓴 남자 계영 4총사가 코카콜라 드림스포츠대상 6월 '리얼 매직모먼트'상 트로피를 수상한 후 한국 수영의 장밋빛 비전을 밝혔다.
황선우(19)-김우민(21·강원도청)-이유연(22·한체대)-이호준(21·대구시청)은 지난 6월 24일(한국시각) 헝가리 부다페스트서 펼쳐진 2022년 국제수영연맹(FINA) 세계선수권 남자계영 800m 결선에서 7분06초93의 한국신기록과 함께 전체 6위에 올랐다. 3년전 2019년 광주세계선수권 때와 비교하면 폭풍성장이 한눈에 보인다. 당시 이유연-장동혁-황선우-이호준이 나선 이 종목에서 한국은 7분15초05(당시 한국신기록), 예선 18위를 기록했다. 불과 3년만에 8초12를 줄여냈다. 한국수영의 사상 첫 결선 진출, 아시아 최고 성적 6위에 중국(8위), 일본 지도자들도 놀라움을 표했다.
3일 진천선수촌에서 트로피를 받아든 이들은 "'서프라이즈'다. 정말 놀랐다. 엄청 기쁘다"며 반색했다. 황선우는 "선발전 11초에서 세계선수권 예선 8초로, 결선 6초, 딱 두 번 만에 5초를 줄였다. 우리도 이 정도 기록이 나올 줄 몰랐다"며 웃었다. 이어 계영 4총사는 "기록을 충분히 더 줄일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1번 영자' 황선우는 "자유형 200m 내 최고 기록이 1분44초47인데 계영에선 1분45초30이 나왔다. 0.9초 차이가 났다. 44초대를 찍으면 더 줄일 수 있다"고 했다. 46초대를 기록한 김우민 역시 "레이스 후반 부분을 보완하고 다같이 45초대를 목표로 하면 충분히 더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맏형' 이유연 역시 "선우 말대로 각자 베스트 기록을 생각하면 더 줄일 수 있다"고 확신했다. '최종 영자' 이호준은 "스타트후 15m에서 테크닉적으로 보완할 부분이 있다. 컨디션 조절도 더 잘해서 더 좋은 기록을 낼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들은 몇 년 새 '월드클래스' 에이스로 급성장한 '황선우 효과'가 가져온 긍정의 힘을 이야기했다. 이호준은 "제일 어린 선우가 좋은 활약을 해주면서 좋은 훈련 환경을 만들어줘 고맙게 생각한다. '선우가 했으니 우리도 할 수 있다' '같이 잘하자. 노력하면 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다들 나이대도 비슷해 친구처럼 지낸다. 한 선수가 잘 한다고 시샘하지 않고, 서로 장점을 보고 배우고 피드백 해주면서 함께 노력한 것이 단기간 성장의 원동력"이라고 설명했다. 소속팀 강원도청에서도 한솥밥을 먹고 있는 김우민은 "선우는 우리 팀의 형같은 동생, '막내형'"이라며 웃었다.
첫 호주 전훈의 효과를 제대로 실감한 이들은 내년 항저우아시안게임, 내후년 파리올림픽을 앞두고 해외 전지훈련, 더 많은 국제대회 경험을 간절히 바라고 있다. 황선우는 "계영 멤버가 전지훈련을 함께 한 건 이번이 처음이었는데 정말 큰 도움이 됐다"고 털어놨다. "분위기도 끈끈해졌고, 계영 스타트, 훈련 프로그램, 레이스 운영적인 부분 등 정말 많은 걸 배웠다"고 말했다. "앞으로 외국에 나가서 뛰어난 선수들과 더 많이 붙어보고 싶다. 동료들과 함께 좋은 훈련 시스템을 받아들이면서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가고 싶다"고 했다. 진천선수촌=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