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 어깨가 아프기 시작했는지는 정확하지 않지만 최근 약 4~5년간 어깨가 너무 아파 고생을 많이 했다고 하소연했다. 어찌나 아픈지 어깨를 뽑아버리고 싶을 정도라며 눈물을 글썽였다.
환자는 급한 대로 통증클리닉에서 주사 맞으면서 버텼다. 처음에는 한 번 주사를 맞으면 몇 달은 괜찮은 듯 했지만 점점 효과가 지속되는 기간이 짧아졌다. 그러더니 최근에는 주사를 맞아도 통증이 줄어들지 않아 내원하게 된 것이다.
MRI 검사를 해보니 어깨힘줄이 파열된 데다 오십견(유착성 관절낭염)이 동반된 상태였다.
어느 한 가지 질병만 있어도 힘든데 대표적인 어깨질환 두 가지가 함께 있으니 어깨가 심하게 아픈 것은 당연했다.
몸과 마음은 서로 밀접하게 영향을 주고받는다. 몸이 스스로 컨트롤 할 수 없을 정도로 아프면 마음까지 우울해지기 쉽다.
실제로 통증이 심해 고생한 환자들의 경우 정신적인 문제를 함께 일으키는 경우가 많다. 결국 마음이 불안하고 우울하면 치료효과를 보기가 힘들다.
흔히 정신적인 문제는 마음먹기에 달렸다고 말하는 분들이 있다. 마음이 문제가 아니다. 어쩌다 한 번 아픈 것이 아니라 오랜 기간 지속적으로 통증에 시달리면 우울하지 않을 수가 없다. 일상이 깨지고, 통증으로 밤에 제대로 잠을 잘 수도 없는데 마음을 단단하게 붙잡고 평온을 유지하기란 불가능하다.
어깨힘줄파열과 오십견으로 우울증까지 앓았던 환자는 수술 후 많이 좋아졌다. 이제 수술한 지 1년 정도 지났는데, 통증도, 우울증도 많이 좋아졌다며 만족해하신다.
얼마 전에는 가정도 편안해지고, 회사일도 잘 풀려 승진까지 하셨다며 고마워했다. 만날 때마다 눈물을 보였던 환자가 그토록 밝고 활기차게 사는 모습을 보니 필자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졌다. 의사로서 느낄 수 있는 보람이 바로 이러한 순간이 아닐까 싶다.
도움말=목동힘찬병원 최경원 원장(정형외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