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닥터의 관절척추 톡] 극심한 어깨통증, 방치하면 우울증까지 올 수 있다

2022-08-04 08:33:55

목동힘찬병원 최경원 원장

40대 후반의 여자 환자가 심한 어깨 통증을 호소하며 내원했다. 일과 가정을 병행하느라 휴일에도 제대로 쉬지 못하고 일을 해 어깨에 무리가 간 것으로 보였다.



언제부터 어깨가 아프기 시작했는지는 정확하지 않지만 최근 약 4~5년간 어깨가 너무 아파 고생을 많이 했다고 하소연했다. 어찌나 아픈지 어깨를 뽑아버리고 싶을 정도라며 눈물을 글썽였다.

환자는 급한 대로 통증클리닉에서 주사 맞으면서 버텼다. 처음에는 한 번 주사를 맞으면 몇 달은 괜찮은 듯 했지만 점점 효과가 지속되는 기간이 짧아졌다. 그러더니 최근에는 주사를 맞아도 통증이 줄어들지 않아 내원하게 된 것이다.

사실 환자는 일찌감치 어깨를 전문적으로 치료하는 병원에서 정밀검사를 받아보고 싶었다고 한다. 하지만 어깨가 많이 아프니 검사하면 바로 수술해야 한다고 할까봐 버티고 버텼다. 수술하면 일에 지장을 줄 것이 걱정스럽고 싫어서 검사를 미루고 또 미뤘다. 그러다 보니 통증이 심해져 집에서 청소나 요리 등의 기본적인 가사일도 하기 어렵고, 직장에서도 업무 수행 능력이 계속 떨어졌다. 집안일과 직장일 모두 제대로 할 수 없는 지경에까지 이르자 우울증까지 생긴 것 같다며 연신 눈물을 훔쳐 보낸 필자마저 마음이 아팠다.

MRI 검사를 해보니 어깨힘줄이 파열된 데다 오십견(유착성 관절낭염)이 동반된 상태였다.

어느 한 가지 질병만 있어도 힘든데 대표적인 어깨질환 두 가지가 함께 있으니 어깨가 심하게 아픈 것은 당연했다.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최선을 다해 치료해보겠노라고 두 손을 잡아드리니 이내 마음의 안정을 찾은 듯 했다. 어깨수술은 크게 어려운 수술은 아니었다. 관절내시경을 통해 찢어진 어깨힘줄을 봉합하고, 쪼그라든 관절낭을 절제해 공간을 넓혀주었다. 하지만 오랜 기간 어깨통증으로 생긴 우울증은 별개의 문제였다. 그래서 정신과에서 우울증 치료를 받을 것을 권했고, 환자 역시 필요성을 느껴 퇴원 후 꾸준히 치료를 받았다고 한다.

몸과 마음은 서로 밀접하게 영향을 주고받는다. 몸이 스스로 컨트롤 할 수 없을 정도로 아프면 마음까지 우울해지기 쉽다.

실제로 통증이 심해 고생한 환자들의 경우 정신적인 문제를 함께 일으키는 경우가 많다. 결국 마음이 불안하고 우울하면 치료효과를 보기가 힘들다.

흔히 정신적인 문제는 마음먹기에 달렸다고 말하는 분들이 있다. 마음이 문제가 아니다. 어쩌다 한 번 아픈 것이 아니라 오랜 기간 지속적으로 통증에 시달리면 우울하지 않을 수가 없다. 일상이 깨지고, 통증으로 밤에 제대로 잠을 잘 수도 없는데 마음을 단단하게 붙잡고 평온을 유지하기란 불가능하다.

마음의 건강을 위해서라도 통증은 절대 방치해서는 안 된다. 어깨가 아파도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낫는다고 아는 분들이 많다. 아주 초기일 때는 그럴 수도 있지만 대부분은 방치하면 할수록 더 심해질 뿐이다. 그러니 어깨가 아프면 빨리 정확한 상태를 파악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최선이다.

어깨힘줄파열과 오십견으로 우울증까지 앓았던 환자는 수술 후 많이 좋아졌다. 이제 수술한 지 1년 정도 지났는데, 통증도, 우울증도 많이 좋아졌다며 만족해하신다.

얼마 전에는 가정도 편안해지고, 회사일도 잘 풀려 승진까지 하셨다며 고마워했다. 만날 때마다 눈물을 보였던 환자가 그토록 밝고 활기차게 사는 모습을 보니 필자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졌다. 의사로서 느낄 수 있는 보람이 바로 이러한 순간이 아닐까 싶다.

도움말=목동힘찬병원 최경원 원장(정형외과 전문의)

많이 본 뉴스

Click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