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적 이후 정승원이 두번째로 '대팍(대구 홈)'을 찾은 3일. 대구팬들은 정승원을 '격하게' 맞아주었다. 공격형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한 그를 향해 야유를 보냈다. 정승원이 볼을 잡을 때마다 그랬다. 그렇다고 정승원도 기죽지 않았다. 생글생글 웃었다. 또 그는 대구의 왼쪽 측면 수비를 쉼없이 파고들어 괴롭혔다. 거친 몸싸움도 두려워하지 않았다. 그 과정에서 대구 미드필더 페냐(브라질 출신)와 신경전까지 펼쳤다. 이날 정승원과 페냐의 잦은 충돌은 허리 싸움의 '키'였다.
대구FC와 수원 삼성의 3일 하나원큐 K리그1 22라운드 달구벌 대결은 뜨거운 날씨 만큼 치열했다. 홈팀 대구는 이 경기 전까지 6경기서 5무1패로 승리하지 못했다. 수원 삼성은 10경기 연속 무승(5무5패)이었다. 두 사령탑은 승리가 간절했다. 대구 가마 감독은 "그동안 잡을 수 있는 경기를 많이 놓쳤다. 오늘 나부터 강해져야 한다. 선수들에게 정신적으로 강해져야 한다고 강하게 얘기했다"고 경기 전 각오를 밝혔다. 지난 시즌까지 대구를 이끌었고 야인으로 지내다 이번 시즌 중반 수원 지휘봉을 잡은 이병근 감독도 "오늘은 결과를 가져와야 한다. 우리 선수 모두가 다같이 싸우려고 한다. 오늘 승리한다면 8월엔 (우리 팀이) 달라질 것"이라고 했다.
수원은 후반 7분 오현규의 추가골로 다시 도망갔다. 이 과정에서 대구 센터백 홍정운이 오현규와의 몸싸움에서 밀려 너무 쉽게 실점의 기회를 내줬다. 이후에도 두 팀 선수들은 수 차례 충돌했다. 또 가마 감독이 경기 막판, 심판 판정에 항의하다 퇴장당했다.
결국 수원이 웃었다. 경기는 2대1 수원의 승리로 끝났다. 치열하고 처절했던 혈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