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태희 교육감 인터뷰]경쟁이 학교체육 활성화에 도움, 학생선수는 체육 영재니 다른 접근법 필요, 공유학교로 맞춤형 교육

2022-08-03 07:01:47

임태희 경기도 교육감은 "초등학생 손주가 셋인데, 모두 스포츠 레슨을 받더라. 학교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학교체육을 강조했다. 수원=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

"손주 셋이 초등학생이다. 다 스포츠 레슨을 받더라. 체육교육은 학교에서 자연스럽게 해야 한다. '학교에서 왜 안하니' 물었더니 학교에서 안한다고 하더라.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임태희 경기도교육청 교육감(66)은 3선 국회의원, 대통령 비서실장, 한경대 총장을 지냈다. 또 대한배구협회장으로 체육행정까지 경험했다. 입법과 행정 분야의 주요 직책을 두루 거친 정치인이자 정책 전문가이고, 교육 행정가이다. 지난 25일 경기도 수원 경기도 교육청에서 만난 임 교육감은 학교체육 이야기가 나오자 '손주' 이야기를 했다. 딱딱한 정책 차원이 아닌 할아버지 마음으로 학교체육의 중요성을 풀어갔다.

임 교육감은 취임 후 1호 정책으로 등교시간 자율화를 추진했다. 경기 교육의 자율성 원칙을 제시한 것이다.

최근 의정부 송민학교에서 열린 '2022 경기도 장애학생 진로드림 페스티벌'을 찾았다. 발달장애학생과 선생님들이 만든 자리에 부담을 안 주려 주위에 알리지도 않고, 예고없이 현장을 방문했다. 개인 SNS에 소감과 사진을 올리면서 알려졌다. 그는 불필요한 의전, 꾸미거나 인위적인 것을 경계하고 싫어했다. 또 끊임없이 다양성을 강조했다.

▶학교체육 활성화, 경쟁도 필요하다.

임 교육감은 이전과 다른 시각에서 학교체육에 접근한다. 일률적인 평준화보다 경쟁에 긍정의 의미를 뒀다. 경쟁이 더 적극적인 참여와 동기부여가 된다고 믿는다.

"그냥 하라고 하면 동기화가 잘 안된다. 그동안 학생들끼리 '경쟁'이라고 해서 대회를 잘 안했다고 하더라. 그런 대회를 계속 해야 한다. 학생들이 재미를 느끼고, 기량이 향상되면 보람을 느끼게 된다. 기량 향상의 기회를 줘야 한다"고 했다.

경기도 교육청 산하 학교스포츠클럽들은 한동안 '전국학교스포츠클럽 대회'에 참가하지 않았다. 이 교육감은 "(대회 참가를)활성화하는 방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 '전국대회 참여다, 아니다'가 아니고, 정책적으로 어떻게 끌고 갈지 검토중"이라고 했다.

임 교육감의 학창시절엔 학교를 오가고 뛰어노는 게 다 운동이었다. "동네에서 공이 없어도 지푸라기를 뭉쳐 공을 만들어 놀았다. 중학교 땐 왕복으로 하루에 15㎞ 걷는 건 보통이었다. 요즘은 이런 활동이 현저하게 줄어들었는데 체육활동을 수업시간에도 안한다. 수업 외에 방과후 활동, 학교에서 쉬는 시간과 점심을 활용해 체육을 마음껏 할 수 있도록 시설과 프로그램을 운영했으면 한다"고 했다.

▶스포츠 영재, 다른 접근법이 필요하다

최근 몇 년 간 엘리트 학생선수 육성을 놓고 갑론을박 의견이 충돌했다. 한 쪽에선 경쟁력 약화를 이야기하고, 다른 한쪽에선 학습권 보장을 소리높여 외쳤다.

임 교육감은 "(학생선수는)'체육'에 국한해서 보면 '영재'다. 체육 외 모든 부문을 다 평준화시킬 거라면 엘리트 체육을 안해도 되지만, 학생선수는 분명 다른 기량을 타고난 것이다. 학업이 아닌 다른 재능을 가진 것이다. 모든 이들은 각자의 천재성을 갖고 태어난다. 그 부분을 살려주면 그 사람이 행복해지고 제2, 제3의 영재가 뒤따라갈 수 있는 길이 된다"고 했다. 임 교육감은 일률적으로 엘리트 스포츠를 생활체육과 통합하는 것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틀을 완전히 바꿀 수 없지만 필요한 지점을 강화할 수는 있다. 임 교육감은 "적어도 스포츠 활동을 많이 하게 하고, '공유학교' 개념을 널리 도입할 계획이다. 학교에서 감당하기 어려운 목표로 인해 수준에 미달되는 경우도 있고, 학교 교육보다 수준이 높아 다른 학생들이 못따라오는 영재도 있다. 이런 영재들을 위해 공교육 분야에서 특별한 교육정책이 뒷받침돼야 한다. 아이의 미래와 진로, 국가의 미래를 위해서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공유학교가 그런 일을 했으면 한다. 스포츠 진로 수요가 굉장히 많더라. 학교 하나를 지을 정도로 많다면 체육 하는 학생들을 위한 교육과정을 전담하는 학교 도입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보고 느낀 게 많다

임 교육감은 최근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보면서 "서로가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며 살아가는 방법이 저런 것이구나 알게 됐다"고 말했다.

"우리는 교육 자체가 통합교육이니 체육도 같이 할 수 있다. 교육의 관점에서 장애학생과 비장애학생이 체육활동을 통합해서 진행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다면 권장할 만하다. 서로간의 인식개선도 된다"고 했다.

임 교육감은 "지체장애의 경우, 통합교육이 될 수 있는 부분이 많다"면서 "장애 정도, 종류에 따라 '맞춤형' 교육이 필요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또 "국가가 학교에 책임을 미룰 게 아니라 국가 차원에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역설했다.

임 교육감은 "장애는 선천적인 경우도 많은데 국가가 잘못 관리하면 특수한 경우 장애 당사자 본인 뿐만 아니라 온 가족이 불행해지는 경우도 본다. 이런 문제는 서서히 국가책임제로 가야 한다. 한 사람의 문제를 국가가 책임져주면 다른 사람들은 자신의 꿈을 훨씬 더 많이 펼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돌봄 정책을 학교에 떠넘기는데 이건 옳지 않다. 학교는 아이들에게 정상적인 교육의 기본을 제공하는 것이다. 그것만 잘하기도 벅차다. 교사에게 과중한 부담을 줘선 안된다. 학교에 떠넘기는 건 옳지 않다"고 했다.

▶'자율, 균형, 미래' 경기교육의 3대 핵심 방향

교육의 역할은 무엇일까. 이 근본적인 물음에 대한 답이 교육감의 역할이 아닐까. 임 교육감은 경험해보지 않은 세상에서의 자기 삶의 문제 문제 해결이 교육의 기본이라고 했다.

임 교육감은 "과거를 가르치는 교육은 이제 사람이 할 필요가 없다. 결국 자기주도성, 자율이 중요하다. 미래에 대해 끊임없이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율, 미래가 가장 중요한 교육의 기본이다. 교육의 기본 원칙에 더해 다른 것을 포용할 줄 알아야 하고, 균형적 사고도 가져야 한다"고 역설했다.

또 "미래사회는 끊임없이 바뀌는데, 오늘 옳은 게 내일은 상황이 달라지고, 오늘 아니라고 한 게 내일은 맞을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균형을 갖춘 유연한 사고를 학생들에게 소양으로 갖게 해주는 것, 학생들이 그걸 바탕으로, 경험하지 않고 배우지 않은 것도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힘을 기르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명확하게 방향성을 제시했다. 자율과 균형, 미래가 경기 교육의 3대 핵심 방향이라고 했다.

임 교육감은 "여러 국정의 중심에 있었는데, 국가의 미래, 새로운 변화의 원동력은 교육에서 나온다"고 다시 한번 힘주어 말했다.

▶경기학생스포츠센터, 활용범위 넓히겠다

경기도 교육청은 지난 3월 용인 기흥에 위치한 폐교를 경기학생스포츠센터로 조성했다. 디지털 세상에서 나고 자란 아이들을 위한 디지털 중심의 스포츠 시설을 갖췄다. 아이들이 친숙하게 스포츠를 접하고 재미있게 즐기면서 스포츠에 대한 관심을 높일 수 있게 했다.

임 교육감은 "체육을 좋아하고 잘하는 아이들을 위해 공유학교를 돌려서 이들이 늘 교육받을 수 있게 하고, 비는 시간에는 전담하지 않는 학생, 지역 주민 등이 사용할 수 있게. 공유 범위를 넓혀야 한다"는 구상을 밝혔다. .

이어 "시설 공유 정도가 더 많아지면 개방형 공유학교로 프로그램 신청을 받아서 다양한 종목을 운영할 수 있다. 스포츠 능력이 떨어지는 학생들에게 특별지도를 받게 할 수도 있다. 우리 손주 중 스포츠를 보고 금세 잘하는 아이가 있는가 하면, 가르쳐줘도 잘 못하는 아이가 있다. 잘 못하는 아이도 계속 반복하면 나아지고, 나아지면 더 열심히 한다. 대한민국 사회는 다양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수원=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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