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1-2 '체육교과'분리X고교학점제 체육선택권 확대,함께 목소리 낼때" 뜨거웠던 학교체육포럼 현장 열기

2022-08-01 13:04:26

2022년 대한체육회 학교진흥포럼에서 발제자들이 종합토론과 질의응답에서 의견을 밝히고 있다. 왼쪽부터 조종혁 평촌고 교사, 김종우 서울체고 교감, 김택천 대한체육회 학교체육위원장, 좌장을 맡은 조남기 숙명여대 교수, 이승배 안산 화정초 교사, 김기철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연구위원. 사진제공=대한체육회 학교체육TV

"초등 1-2학년 체육교과 독립! '창체' 동아리 활동서 스포츠클럽 분리! 고교학점제 체육 선택권 확대! 학교운동부와 스포츠클럽의 상생!"



코로나19의 장기화, 학령인구 감소로 인해 학교체육도, 학생체력도 심각한 위기를 맞은 상황, 대한체육회가 미래세대의 체육 활성화를 위한 구체적 정책 대안을 제시했다.

대한체육회는 29일 오후 2시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 1층 올림피아홀에서 2022년 학교체육진흥포럼을 개최했다. 코로나19 이후 3년 만에 대면으로 개최된 이번 포럼은 올해 하반기 교육부의 2022년 개정 교육과정 확정 고시를 앞두고 새 정부의 학교체육 활성화에 대한 정책적 공감대가 시급하다는 현장의 위기감과 '지금이 아니면 안된다'는 절박함에서 마련됐다.

이날 포럼에는 조용만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 김승수 국민의힘 의원(문화체육관광위), 박춘섭 대한체육회 사무총장, 조현재 국민체육공단 이사장, 남윤신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장, 정창수 스포츠안전재단 사무총장, 장영술 대한체육회 이사, 정성숙 진천선수촌 전 부촌장(용인대 교수) 등 학교체육에 깊은 관심을 가져온 체육계 인사, 시도체육회 및 회원종목단체, 시도교육청, 각급 학교체육 관계자, 체육유관단체 관계자 등 총 25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포럼은 경기도 풍산고 치어리딩 스포츠클럽 PSHS의 아찔하고 화려한 공연으로 개막을 알렸다. 공연 후 마이크를 잡은 김성일 풍산고 치어리딩단장은 "저희는 체육하는 날 학교 가는 것이 행복합니다. 학교에서 체육으로 행복한 날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라는 짧지만 진심이 깃든 한마디를 전했다.

조남기 숙명여대 교수의 사회로 시작된 포럼, 김택천 대한체육회 학교체육위원장이 '학교체육정책 개선과 시행을 새 정부에 요구한다'는 주제 발표를 통해 할 말을 했다. 김 위원장은 교육부의 학교체육 예산 문제를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교육부는 말로만 학교체육이 중요하다고 할 뿐, 학교체육은 소외되고 홀대받아 왔다"면서 "2022년 교육부 예산은 89조 6251억원, 유아 및 초·중등교육에 70조 7300억원의 예산이 배정됐다. 학교체육 활성화에 대한 예산은 이중 128억9150만원으로 교육부 유아, 초·중등 예산의 0.018%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유아 및 초·중등교육 예산의 단 1%만 배정해도 7073억원을 학교체육 활성화를 위해 쓸 수 있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김 위원장은 "2018년 교육부가 학교체육 정책을 담당하는 인성체육예술과를 폐지하고 민주시민교육과의 팀 수준으로 학교체육 조직을 축소해 운영해온 사실만 봐도 학교체육에 대한 관심과 실천을 등한시한다고 볼 수 있다"고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국가경쟁력 제고 및 성장기 학생 개인의 정신적, 신체적, 사회적 건강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학교체육의 교육적 의무"를 재차 강조하면서 "교육부의 2022년 개정교육과정과 학교운동부 운영과 관련한 체육교육 정책 개선의 필요성"을 강력히 제기했다.

첫 발제자로 나선 이승배 안산 화정초 교사는 '초등 1·2학년 체육교과를 독립 운영해야 한다'는 주제로 아동 비만율 증가의 심각성과 신체 발육발달의 저해, 뇌 자극-발달의 부족, 차단된 운동욕구의 문제를 조목조목 짚어낸 후 초등 1-2학년 '체육, 음악, 미술 통합교과'로 운영해온 '즐거운생활'에서 체육 교과 분리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 교사는 "학교 운동장에서 초등학교 1-2학년을 볼 수가 없다"면서 "유치원 교육과정에서도 체육은 분리, 독립돼 운영되고 있다. 미국, 캐나다, 독일, 프랑스, 호주, 일본 등 어떤 국가도 체육을 음악, 미술과 통합적으로 가르치는 나라가 없다. 세계적으로 유래가 없는 이상한 교육과정"이라며 혁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일부 특정단체 극소수자의 이기적인 생각과 체육수업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초등학교 1-2학년 체육교과 분리, 독립문제가 학교현장으로부터 외면받아왔다"면서 "아무리 번거롭고 힘들다 할지라도 외면해선 안될 일이다. 새정부와 어른들의 결단과 용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기철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연구위원은 '중학교 창의적 체험활동(이하 창체) 내 학교스포츠클럽 활동을 스포츠활동으로 별도 운영해야 한다'는 발제를 이어갔다. 2012년 2학기부터 중 1~3학년을 대상으로 정규수업 시간인 창체 활동(자율, 봉사, 동아리, 진로활동) 중 동아리 활동으로 진행되고 있는 학교스포츠클럽 활동이 '검증된' 교육적 효과와 참여 학생들의 호응에도 불구하고 특정교과 편중 등 불만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 김 위원은 스포츠 활동을 따로 분리해 운영하는 것이 합당하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은 "창체 내에 학교스포츠클럽을 추가해 총 5가지 영역으로 구성하고, 창체 내에 실시되는 학교스포츠클럽 활동의 명칭을 '스포츠 활동'으로 수정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김 위원은 "궁극적으로는 학교스포츠활동 시간을 체육교과로 전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이를 통해 체육교육의 질적 수준을 확보해나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어 조종현 평촌고 교사가 '고교학점제에서 학생의 체육과목 선택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주제로 발표를 이어갔다. 고교학점제에 대해 "학생들에게 직접 선택권을 주고, 그에 대한 책임(학업성취율 40%, 과목 출석률 3분의2)을 지라는 뜻"이라고 소개한 후 "학생들은 자신의 선택에 최선을 다할 가능성이 높다. 자신이 하고 싶은 것에 매진할 수 있는 선택권과 집중카드를 학생손에 쥐어준다면 무기력한 교실에 활력소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를 위해 각 학교가 학생들의 다양한 선택권을 충족시킬 수 있는 많은 종류의 질 높은 선택지를 충분히 제시해야 한다"면서 "먹을 것 없는 뷔페가 돼선 안된다. 학교가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이 선택하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 교사는 "기초학력 미달 못지 않게 기초체력 미달 문제가 심각하다. 3개 학년 모든 학기에 체육은 최소 2학점을 유지해 운동을 좋아하는 아이들뿐 아니라 체력이 떨어지는 아이들에게도 체육교육이 이뤄질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조 교사는 "최근 청소년들의 체육수업권을 지키기 위해 용기를 내 자발적으로 성명서를 내신 선생님들께 박수를 보낸다"면서 "고교학점제에서 학생의 체육과목 선택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우리의 주장을 체육교과의 이기주의로 바라보지 않았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김종우 서울체고 교감은 '지속가능한 학생선수 발굴 및 육성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발제에서 "올해 1분기 출생아수는 1981년 통계 작성 이래 최저인 8만9300명"이라면서 "저출생에 따른 학생수 감소는 당연히 학생선수 감소로 이어진다"며 위기감을 전했다. "학생선수 발굴이 어려워지고, 학교운동부 해단이 확산되는 분위기속에 2016년 6만6634명이었던 학생선수는 2020년 5만6514명으로 무려 1만120명이 줄었다"고 밝혔다. 김 교감은 "학교운동부는 604팀이 해단됐는데 대한체육회 경기단체 등록선수는 8만3626명에서 8만4470명으로 늘었다"면서 "이는 학교운동부 대신 학교 밖 스포츠클럽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김 교감은 학교운동부와 스포츠클럽의 장단점을 꼼꼼히 짚은 후 공존과 상생의 정책을 제시했다. 학교운동부를 지역 단위의 스포츠클럽으로 전환시키는 노력과 함께 전문선수를 학교운동부와 지정스포츠클럽 전문선수반 등을 통해 다양한 방식으로 길러내는 교육 정책에 지지의 뜻을 표했다.

2022년 개정 교육과정은 2022년 하반기 확정 고시될 예정이다. 학교체육 현장에선 평생 운동 습관, 건강 습관이 결정되는 초등학교 1~2학년 시기, 체육, 음악, 미술과 통합교과로 운영되는 현행 '즐거운생활'에서 체육 교과를 따로 독립 운영하고, 고교학점제에선 체육 과목 선택권을 충분히 제시, 주당 체육수업을 2시간 이상 보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발제에 이어 진행된 질의·응답 시간, 정현우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 연구위원이 모두가 궁금해 하는 질문을 던졌다. "'즐거운생활'의 체육교과 독립은 오래 전부터 나왔던 이야기인데 왜 정책으로 반영이 되지 않는지, 당장 하반기에 진행될 개정 교육과정엔 이 부분이 반영될 가능성이 있는지"를 질문했다. 현장의 의지는 결연하고 확고했다. 이승배 교사는 "그동안 통합교육을 주장하는 극히 일부에 의해 개정이 이뤄지지 못했다. 오늘같은 장이 없으면 시작조차 할 수 없다. 개정될 때까지 끊임없이 문제를 제기해야 한다. 가능할지는 나도 모른다. 가능하게 만드는 것이 교육자로서 우리의 소명"이라고 답했다.

김택천 위원장은 "수요자 중심이 아닌 공급자 중심인 교육부 정책으로 인해 수요자 학생들이 피해를 봐왔다. 오늘 포럼은 교육과정 개정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널리 알리고 외치는 시작점이 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김기철 위원은 과거 기나긴 교육과정 개편 역사의 명암을 돌아봤다. "2000년대 개정교육과정 때 평가원에서 초등 1-2학년 체육교과를 다 개발해놓고도 결국 빛을 못봤다. 통합교육학회에서 극렬하게 반대하면서 엎어졌다. 2015년 때는 교육총론자들이 '창체에 스포츠클럽이 왜 들어 있냐'며 빼내려고 애썼다. 관계자들을 설득하고, 다방면으로 노력한 끝에 스포츠클럽이 유지됐다. 그러니 계속 목소리를 내고, 주장해야 한다. 이런 노력들이 한데 모여서 학교체육의 변화가 시작된다"고 했다. 대한민국 백년대계를 위해 힘들어도 가야할 길, 학교체육 활성화를 위한 소명의식과 뜨거운 열정에 지지와 응원의 박수가 쏟아졌다. 올림픽파크텔=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많이 본 뉴스

Click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