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처럼 진화한 '파검의 피니셔'
이들 세 선수 중에서 현재 가장 가공할 만한 위력을 발휘하며 득점 레이스 선두로 치고 나간 선수는 바로 무고사다. 무고사는 지난 22일 인천 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강원FC와의 경기에서 올 시즌 개인 첫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시즌 14호골을 기록 중이다. 전날 조규성이 성남FC전와의 홈경기에서 1골을 터트리며 공동 1위에 오르자마자 곧바로 하루만에 다시 단독 선두를 꿰찼다.
이런 자신감은 대표팀에서의 좋은 활약 덕이다. 무고사는 지난 15일 루마니아 부쿠레슈티의 라피드 스타디움에서 치른 네이션스리그 리그B 조별리그 3조 4차전에서 루마니아를 상대로 해트트릭을 기록했다. 여기서 발생한 자신감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결과적으로 1주일 동안 무려 두 번의 해트트릭을 기록한 셈이다. 실로 무서운 파괴력이 아닐 수 없다.
▶집착을 내려놓은 말년 병장
이런 변화는 골에 대한 생각의 변화에서 짐작할 수 있다. 조규성은 "솔직히 매 경기 골을 넣고 싶은 마음으로 경기에 들어갔다. 시즌 초반에는 의식적으로 골을 노리기도 했다. 동료들도 많이 도와줬다. 하지만 그런 마음을 가질수록 오히려 골이 안 나오는 것을 깨달았다"면서 "골을 의식하기 보다는 팀을 위해 플레이 자체에 집중할 때 오히려 골이 따라붙었다"고 말했다.
대표팀에서 얻은 자신감도 조규성의 플레이를 한층 성숙하게 만들었지만, 스스로 깨달은 바가 지금의 조규성을 만드는 데 더 크게 작용한 것이다. 조규성은 이제 곧 김천 상무에서 제대한다. 9월이면 전역하는 말년 병장이다. 그런 그는 득점왕 경쟁보다 현재 7경기 연속 무승으로 부진의 늪에 빠진 팀을 구해내는 게 '제1의 사명'이다. 하지만 팀의 승리를 위해 헌신하다보면 자연스럽게 골도 따라붙을 수 있다.
▶이기는 법을 아는 디펜딩 챔피언
또 주민규는 '팀과의 시너지 효과'라는 장점도 갖고 있다. 제주는 올 시즌 강력한 우승 다크호스다. 팀 전력 자체가 좋고, 제르소나 조나탄 링 등 외국인 선수들과 주민규의 연계효과가 특히 돋보인다. 팀 전술이나 공격 옵션들도 주민규에게 맞춰진 것들이 많다. 강팀을 배경으로 하고 있고, 그에 대한 집중견제를 벗겨줄 동료도 있다. 주민규가 비록 현재 3위지만, 언제든 다시 1위로 치고 올라갈 수 있는 이유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