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전 유격수이자 '캡틴' 오지환과 하주석, 팀을 띄우고 팀을 주저앉히는 리더의 책임감

2022-06-23 14:30:10

27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KBO리그 KT와 한화의 경기가 열렸다. 4회 1타점 외야플라이 타구를 날린 하주석이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수원=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2.05.27/

같은 포지션, 맡은 역할은 같은데, 극명하게 차이가 난다.



LG 트윈스 주장이자 주전 유격수인 오지환(32)은 22일 한화 이글스전에 4번 타자로 선발 출전해 3타점을 올렸다. 2점 홈런을 포함해 2안타를 터트려 6대5, 1점차 승리를 이끌었다.

기존의 4번 타자 채은성이 가벼운 담 증세로 쉬게 되면서 갑자기 호출됐다. 프로에서 두번째로 4번을 맡은 오지환은 마치 본래 4번 타자인 듯 맹타를 휘둘렀다.

그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4번 출전은 오늘 하루로 끝내겠다"며 웃었다. 아무리 임시 4번 타자라고 해도, 4번의 무게는 다르다. 주로 5번으로 나서 맹활약을 해온 오지환조차 4번은 낯설고 어색했던 모양이다.

상대팀 '캡틴' 오지환의 맹활약을 보면서, 잠실야구장을 찾은 한화팬 중에선 하주석(28)을 떠올린 이들이 있었을 것 같다. 주전 유격수이자 팀의 구심점인 주장, 두 가지 공통점을 갖고 있는 두 선수가 전혀 다른 길을 가고 있다.

현재 한화 1군에는 주전 유격수이자 주장이 없다. KBO(한국야구위원회)는 22일 하주석에게 10경기 출전 정지에 벌금 300만원, 사회봉사 40시간 중징계를 발표했다. 하주석은 지난 16일 롯데 자이언츠와 경기에서 주심의 볼판정에 거칠게 항의하고 폭력적으로 불만을 표출해 여론의 지탄을 받았다. KBO는 단순한 항의 수준을 넘었다고 판단해 징계 강도를 높였다. 그는 17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그렇잖아도 약한 전력인데, 팀 분위기가 더 가라앉았다. 하주석이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될 당시 5연패 중이던 한화는 5연패를 더해 10연패에 빠졌다. 4번 타자 노시환이 부상으로 빠진 상황에서 주축타자 1명이 추가로 이탈한 게 뼈아프다. 부담이 큰 자리인 주장에겐 팀을 생각하는 책임감과 사명감이 필요하다.

오지환은 타격의 팀으로 거듭난 트윈스 타선의 핵심전력이다. 69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5푼1리(247타수 62안타) 11홈런 36타점을 기록했다. 홈런과 타점 모두 김현수에 이어 팀내 2위다. 찬스에서 강해 득점권 타율이 3할5리고, 결승타 9개를 때려 이 부문 1위다. 임시 4번으로 기용할만한 성적이다.

하주석은 1군에서 제외되기 전 10경기에서 타율 1할6푼7리(30타수 5안타) 4타점로 부진했다. 시즌 전체로 봐도 아쉬운 성적이다. 60경기에 나서 타율 2할1푼3리(202타수 43안타) 3홈런 31타점을 기록했다. 시즌 초반 1할대 타율에 머물렀다.

극적인 만루홈런을 터트린 뒤 눈물을 보여 팬들을 울컥하게 했지만, 바닥으로 떨어진 팀 성적과 과도하고 폭력적인 행동으로 인해 묻히게 생겼다.

올해 연봉 2억50만원, 하주석은 FA(자유계약선수)를 제외 한 팀내 최고 연봉자다.

하주석은 지난 2월 스프링캠프 기간에 스포츠조선과 가진 인터뷰에서 "올해는 팀이 달라진다. 무조건 달라질 수 있다. 달라질 거고, 달라지고 있다. 작년에는 사실 리빌딩이라는 생각을 하고 움직였다면 이번은 성적을 내야한다. 선수들이 모두 이 생각을 가지고 있다. 선수단과 사장님, 단장님, 프런트 이하 모두 같은 생각이다. 한마음으로 움직인다"고 했다.

현실과 이상의 거리가 너무 멀다.

최근 9경기에서 '7승'을 거둔 LG는 1위 SSG 랜더스에 3.5경기 뒤진 3위다. 10연패를 당한 꼴찌 한화는 9위 NC 다이노스와 격차가 5.5경기로 벌어졌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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