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이용규(37)가 견갑골 미세골절을 털고 22일 대구 삼성전에 앞서 1군 선수단에 합류했다.
이용규는 2군 경기를 통해 실전 감각을 충분히 회복하고 돌아오려 했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푸이그의 이탈과 기존 선수들의 힘겨운 레이스를 외면하기 어려웠다.
이용규는 13년 후배 이정후를 각별히 아낀다. 이정후도 선배를 무척 따른다. 이번 공백기 동안 애정이 더 두터워졌다. 자신이 없는 사이 임시 주장을 맡아 헌신적으로 팀을 이끌었다. 그 사이 팀도 상승세를 타 2위로 치고 올라갔다. 무겁게 비운 자리. 젊은 후배의 깜짝 리더십이 고마웠다. 복귀하자마자 이정후 부터 찾은 이유다.
"제가 없는 동안 정후가 너무 역할을 잘해줘서 고마워서 오늘 연습 전에 선수들에게 다 같이 박수를 쳐달라고 했어요. 아무래도 힘들었을 거에요. 잠깐의 시간이었지만 분위기가 다운됐을 때도 내색하지 않고 좀 더 밝게 힘을 더 실어줘야 하고 팀을 좀 생각할 수밖에 없는 위치가 되거든요. 주장이란 자리가, C라는 마크가 묘한 책임감을 불러일으켜요. 그래도 좋은 경험이고 또 이정후 선수는 어리지만 또 그런 능력이 있고 그래서 너무나 잘해 줘서 너무 고맙습니다."
"저는 솔직히 한 게 없어요. (이)지영 선배님도 많이 도와주고 (정)찬헌이 형도 투수 쪽에서 많이 도와주셨어요. 저는 사실 진짜 한 게 없고 그냥 운동장에서 좀 더 뛰어다니고 책임감 가지고 열심히 하자 이것 뿐이었어요. 제가 나서서 뭐 한 거 한 게 없기 때문에 투수 형들한테 또 지영 선배님한테 감사할 따름이죠."
13년 선배의 진심. 이정후를 필두로 깜짝 2위를 달리고 있는 선수단. 고맙고 또 고마운 일이었다.
"제가 빠진 이후로 팀 성적이 너무 좋았기 때문에 사실 마음적으로 제가 더 그래서 더 착실하게 준비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팀원들한테 너무 고마운 마음이죠."
실전 감각이 완전치 않지만 그래도 최대한 여러 각도에서 팀에 보탬이 되고자 마음을 먹었다. 이미 몇차례 퓨처스리그 낮경기로 얼굴이 벌겋게 익었다.
"타격감 회복이요? 솔직히 모르겠어요. 아직 많이 부족한 거는 사실이지만 1군에서 핑계거리는 없다고 생각해요. 몸 상태는 괜찮고, 다만 감각이 조금 그렇지만 그걸로 핑계 대고 싶지는 않아요. 조금 더 집중을 하다 보면 금방 적응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또 출루가 우선이니까 최대한 많이 출루한다는 항상 그 마음 가짐과 타석에서 도움이 안 되면 수비나 주루나 덕아웃에서도 도움을 줄 수도 있는 부분이 많기 때문에 제가 할 수 있는 역할들을 좀 더 많이 해야 될 것 같습니다."
뼈가 부러진 줄도 모르고 경기를 뛰던 투혼의 캡틴.
지난 6일 고척 SSG전에서 오원석의 공에 몸을 맞아 교체됐던 그는 10일과 11일 두산전에 정상 출전했지만 통증이 악화된 바 있다.
"많이 아팠죠. 뼈에 멍이 그냥 좀 크게 들었다고 생각을 했었는데 사실 골절이 쉽게 되는 부위도 아니라서 진짜 골절까지는 생각도 안 하고 있었는데 그래도 사진만 한번 찍어봤더라면 일주일이라는 시간을 더 당길 수 있었어요. 섣불리 판단하고 좀 안일하게 생각했던 것 같아요."
투혼의 캡틴. 복귀 첫날이던 22일 삼성전에서 첫 타석부터 2루타로 출발, 4타수2안타로 산뜻한 신고식을 치렀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