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쓰러운 듯 꺼낸 한 마디, 하지만 유창한 발음을 뽐냈다.
KT 위즈 외국인 투수 웨스 벤자민(29). 지난 1일 윌리엄 쿠에바스의 대체 선수로 KT 유니폼을 입은 그는 입단 당시 뛰어난 한국어 실력으로 화제를 모은 바 있다. "혹시 모를 한국행을 대비해 꾸준히 한국어 공부를 했다"고 밝힌 벤자민은 KT 유니폼을 입은 뒤 한글로 동료들의 이름을 또박또박 읽는 모습으로 박수를 받고 있다.
지난해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벤자민과 한솥밥을 먹었던 양현종(KIA 타이거즈)도 최근 수원에서 벤자민을 만나고 적잖이 놀랐다는 후문. 벤자민은 "내가 한국어로 인사를 하니 (양)현종이 깜짝 놀라더라. '네가 한국에 오라고 해서 왔으니, 책임지라'고 말했다"고 농을 쳤다. 그는 "언젠가 이뤄질 맞대결을 고대하고 있다. 양현종, 추신수(SSG 랜더스) 뿐만 아니라 닉 마티니(NC 다이노스)는 미국 시절부터 이웃사촌으로 오래 알고 지낸 사이다. 한국에 온 뒤 인연이 있는 선수들을 많이 만나면서 '세상 참 좁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고 미소를 지었다.
지난 9일 키움전을 마치고 팔꿈치 통증을 호소했던 벤자민은 21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불펜 투구에 나섰다. 23일 한 차례 더 불펜 투구를 소화하고, 26일 수원 LG 트윈스전에서 선발 로테이션에 복귀한다.
수원=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