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보유율 상위주도 '마이너스의 늪'…손실은 개미 몫

2022-06-22 08:27:24

[정연주 제작] 일러스트

국내 증시가 약세를 벗어나지 못하면서 외국인이 국내 증시를 이탈하는 가운데 외국인 투자자들의 보유 비중이 높은 종목들도 큰 폭의 손실을 보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에 국내 증시의 매력이 떨어진 상황에서 이들 종목을 산 개인 투자자들이 손실을 떠안게 됐다.


◇ 외인 보유율 상위 종목 대부분 손실…코스닥 '전멸'
22일 한국거래소, 연합인포맥스 등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의 보유율이 50%를 넘는 종목은 총 27개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지난해 말과 비교해 종가 기준으로 주가가 내린 종목은 21개였다.

종목별로 보면 외국인 보유율이 82.25%로 가장 높은 동양생명은 6천600원에서 5천780원으로 12.42% 하락했다.

주가 하락 폭이 가장 큰 종목은 외국인 보유율이 64.88%인 일성건설로 6천270원에서 3천265원으로 47.93% 떨어졌다.
외국인 보유율 80.80%로 외국인 비중 3위를 차지한 LG생활건강 우선주(-47.48%)와 항체 바이오 의약품 전문 업체인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46.52%)도 반 토막 수준이 됐다.
네이버도 36.72%의 손실을 안겼고, 이어 락앤락(-30.86%), 유안타증권(-29.10%), 삼성전자 우선주(-25.14%) 등의 순으로 하락률이 컸다.
이 기간 마이너스 수익률을 피해간 종목도 있지만, 대체로 큰 수익을 내지는 못했다.

외국인 보유율(81.76%) 2위인 S-Oil은 8만5천700원에서 11만4천500원으로 27.77% 올라 상승 폭이 꽤 컸지만, 신한지주와 남양유업 우선주의 주가는 3∼7%대 상승에 그쳤고 하나금융지주는 보합 수준이었다.

같은 기간 코스닥 시장에서는 외국인 투자자의 보유율이 50%를 넘는 종목 13개의 주가가 모두 하락했다.

외국인 보유율이 80.08%로 가장 높은 SBI핀테크솔루션즈의 주가는 6천880원에서 4천200원으로 38.95% 떨어졌다.

하락 폭이 가장 큰 종목은 외국인 보유율 50.05%인 액토즈소프트(-47.31%)였고, 고영(-43.46%), 모아텍(-33.66%), 휴젤(-30.10%) 등이 뒤를 이었다.



◇ 매력 떨어진 국내 증시…"외국인이 수익 내면 개인은 손실"
외국인들은 약세를 거듭하는 국내 주식 시장에서 손을 털고 떠나는 분위기다.

원/달러 환율이 1,300원에 근접하며 원화가 약세를 보이는 데다 한미 기준금리 격차도 0.00∼0.25%포인트로 사실상 같아진 것도 글로벌 주식 시장에서 국내 증시의 매력도를 떨어뜨렸다.

미국 금리가 한국 금리보다 높으면 외국인 투자자가 국내 증시에서 낮은 금리의 달러·엔화를 활용해 금리 차익을 내는 캐리트레이딩을 할 유인이 사라져 외국인의 유입이 줄어든다.

이달 20일 기준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의 주식 보유액은 581조2천7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말(738조8천848억원)과 비교해 157조6천769억원이 줄어든 것으로, 유가증권시장 전체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33.53%에서 30.89%로 2.64%포인트 감소했다.

같은 기간 코스닥 시장에서도 외국인 투자자의 주식 보유액이 44조3천369억원에서 31조161억원으로 13조3천208억원 줄었다. 비중은 9.93%에서 9.08%로 낮아졌다.

이처럼 외국인은 차익을 보기 위해 국내 주식을 팔았지만, 개인 투자자들은 외국인 보유 상위 종목들을 지속해서 사들이며 손실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일례로 이 기간 외국인은 네이버를 1조5천494억원 순매도했지만, 개인은 2조1천281억원 순매수했다. 삼성전자 우선주는 외국인이 1조2천243억원 순매도하는 사이 개인이 1조4천505억원 순매수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가격 결정력을 외국인 투자자들이 가진 만큼 외국인이 이익을 거두면 개인 투자자는 손실을 보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외국인이 매도한 수량을 개인이 사들이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유동성 축소와 경기 침체 가능성이 함께 작용하고 있어 추가적인 주가 조정이 일어날 가능성이 매우 크다"며 "개인 투자자들은 가급적 위험 자산의 비중을 줄이는 등 적극적인 리스크 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당부했다.

일각에서는 국내 증시가 조만간 약세 흐름을 끝내고 바닥을 확인해 반등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과의 기준금리 역전이 임박했고 국내 물가도 수입 물가가 상승한 부담으로 안정을 찾지 못하고 있다"면서도 "주식 시장은 하락 위험의 7∼8부 능선은 지나온 것으로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내년 미국과 한국 기업의 이익이 5∼15% 감소할 가능성을 고려하면 주식 시장의 추가 하락이 진정될 시점에 접근하고 있다"며 "코스피는 2,050∼2,300 수준에서 하락을 멈출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ydhong@yna.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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