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체육계에 따르면 이 감독은 지난 5월 2~10일 그리스 헤라클리온에서 열린 세계주니어선수권 출장에서 돌아온 후인 5월 말 자택에서 심정지로 쓰러졌다. '한국 역도의 미래' 박혜정(19·안산공고)이 여자 최중량급(+87㎏)에서 3관왕에 오르며 희망을 알렸던 바로 그 대회다. 이 감독은 귀국시 코로나 음성 판정을 받았으나 응급실 도착 후 실시한 코로나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감독의 오랜 지인은 "심정지로 쓰러지신 지 2주 가까이 됐다. 코로나 확진 사실을 모르셨던 것같다. 현재는 중환자실에 계신데 자가호흡이 불가능한 상태라고 한다"고 안타까운 상황을 전했다. "이 감독을 존경해온 역도인 선후배 모두 한마음으로 '기적'을 기도하고 있다"고 했다.
11일 아시아펜싱선수권 현장에서 만난 김창곤 대한펜싱협회 전임감독은 "태릉 사무실에서 5년 가까이 한 방을 써온 룸메이트인 이 감독의 비보를 들었다.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평생을 오직 역도 발전, 후진 양성만을 위해 모든 것을 쏟아온 정말 훌륭한 감독님이 갑자기 쓰러지셨다니 믿어지질 않는다. 인생무상이다"라며 안타까움을 전했다.
애제자이자 지도자 후배인 김동현 역도 국가대표팀 코치 역시 "이 감독님은 모든 역도인 후배, 제자들이 인정하고 존경하는 최고의 지도자다. 2000~2012년 한국 역도의 전성기를 이끄신 총감독님"이라고 설명했다. "사재혁 선수에겐 아버지같은 분이셨고, 아내(김순희 경남도청 역도팀 감독, 전 국가대표 코치)와 장미란 선수에게도 둘도 없는 스승이자 귀감이 되시는 분이셨다. 나 역시 슬럼프로 퇴촌까지 생각하며 방황할 때 감독님께서 붙잡아주신 기억이 생생하다. 선수의 눈높이에서 모든 선수를 세심하게 챙기셨다. 이 감독님이 안계셨다면 지금의 저도 없을 것"이라고 했다. "국가대표 코치가 된 후에도 이 감독님을 떠올린다. 힘들 때마다 '멘토'로 의지했고, 그때마다 감독님은 늘 명쾌한 해답으로 용기를 주셨다. 저뿐만 아니라 역도계 모든 지도자들이 마음으로 의지하고 따라온 분이다. 갑작스러운 소식에 너무나 황망하다"며 마음을 털어놨다. 김 코치는 "기적이 필요한 순간이다. 선후배들이 한마음으로 감독님의 쾌유를 기도하고 있다. 꼭 다시 일어나주시길 기도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