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수있다'박상영,亞선수권 연장혈투끝 銅! 메달보다 빛난 '품격'인터뷰

2022-06-11 20:04:54



"아쉬운 패배지만 내 생각대로 도전하고 실행했다는 건 가치 있는 일이다."



'할 수 있다' 박상영(27·울산광역시청·세계 17위)이 서울아시아펜싱선수권 개인전에서 연장 혈투 끝에 값진 동메달을 획득했다.

박상영은 11일 오후 서울 올림픽공원내 펜싱경기장에서 펼쳐진 2022년 서울아시아펜싱선수권 남자 에페 개인전 준결승에서 '일본 복병' 코마타 아키라(24·세계 57위)와 연장전 끝에 13대14 한끗 차로 패하며 동메달을 확정 지었다.

박상영은 16강에서 '한솥밥 선배' 권영준을 15대10으로 꺾은 후 8강에 올랐고, 8강에서 로만 알렉산드로프(우즈베키스탄)를 15대6으로 가볍게 돌려세운 후 4강에 오르며 동메달을 확보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3년만에 안방서 개최되는 아시아선수권에서 나홀로 포디움에서 살아남은 '올림픽 챔피언' 박상영의 부담감이 컸다.

이겨야 사는 승부, 경기 운영은 신중했다. '일본 신성' 코마타는 박상영의 스타일을 연구하고 나온 모양새, 수비적 태세에서 호시탐탐 역습 찬스를 노렸다.

2라운드 초반까지 스코어는 2-2, 계속되는 탐색전에 심판은 레드카드까지 꺼내들었다. 2라운드 한때 박상영은 상대에게 역습을 허용하며, 4-6, 5-7로 밀렸다. 그러나 올림픽 챔피언의 칼끝은 매서웠다. 전광석화같은 공격으로 코마타의 가슴팍과 다리를 연거푸 찔러내며 2라운드 종료 18초를 남기고 7-7 균형을 맞췄다. 3라운드 코마타가 먼저 공격에 성공하며 앞서나갔지만, 박상영은 역시 깔끔한 공격으로 맞섰다. 9-9 타이를 만들더니 11-10 역전에 성공했다. 12-12 동점을 허용했지만 다시 역전 13-12로 앞서갔다. 13-13, 3라운드동안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연장전, 박상영은 역습을 노리는 상대의 약점을 노려 계획한 작전대로 선제 공격에 나섰지만 불을 켜지 못했다. 통한의 1점을 내주며 13대14, 동메달을 확정 지었다.

한끗차 아쉬운 패배, 그러나 안방 관중들은 언제나처럼 최선을 다한 박상영을 향해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고, 박상영은 정중하게 허리를 숙여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경기 직후 만난 박상영은 상대 검에 찔려 피가 흐르는 왼손을 수건으로 친친 감싼 채 "아쉽다"는 말을 반복했다. 이날 남자 에페 4강에는 코마타와 함께 지난해 도쿄올림픽 단체전 금메달을 합작한 카노 코키 등 일본 에이스 2명이 이름을 올렸고, 두 선수가 금, 은메달을 나눠가지며 강한 면모를 선보였다.

'안방 부담감'에 대한 질문에 박상영은 "국내에서 열리는 대회다 보니 부담이 된 건 사실"이라면서 "아시아 중 대한민국이 세계에서 가장 잘한다고 알려졌지만 최근 남자 에페는 상향평준화가 됐다. 일본이 2020년 도쿄올림픽 단체전 금메달을 땄고 부담을 많이 가진 상태에서 경기를 했다"고 털어놨다.

'일본 신성' 코마타와 첫 대결, 아쉬운 패배지만 박상영은 "좋은 모의고사"라고 평했다. "이게 끝이 아니고 7월 세계선수권도 있고, 내년 아시안게임도 있다. 모의고사라 생각한다. 저런 선수를 알게 된 것이 나로서는 수확"이라고 말했다. "일본 선수들이 핸드 스피드를 올려서 집중적으로 공략하는 면이 있어 까다로운 측면이 있다. 하지만 좌절하기에는 다음달 세계선수권이 있고 곧 국대선발전이 있다"며 패배를 배움 삼을 뜻을 분명히 했다.

인터뷰에서 올림픽 챔피언, '긍정의 아이콘' 박상영의 품격이 그대로 드러났다. 피말리는 연장승부, 박상영은 확고한 전략을 갖고 자신의 승부를 했다. 완벽한 전략이었고, 생각한 대로 공격했지만 불을 켜는 데 실패했다. 박상영은 "막아서 찔렀다. 내가 원하는 생각대로 했는데 통하지 않았다. 다음에는 통할 것이라 믿는다. 내가 방향성을 갖고, 내 생각대로 실행한 것이 중요하고 가치 있는 일"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남자 에페 팀 랭킹은 세계 3위다. 일본이 세계 1위다. 하지만 대한민국 남자 에페는 지난해 도쿄올림픽 동메달 이후 더 강하고 끈끈해졌다. 지난 5월 독일 하이덴하임 월드컵에서 금메달, 2월 소치월드컵에선 동메달을 합작했다. 박상영은 14일 남자 에페 단체전에서 선후배들과 함께 반드시 금메달을 따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솔직히 남자 에페의 전성기는 박경두, 정진선 형이 있을 때였다. 그때 가장 좋은 성적이 났다. 하지만 그때도 올림픽 단체전 동메달은 따지 못했다. 도쿄에서 더 열악한 환경에서 극적으로 동메달을 따면서 우리 팀은 더 돈독해지고 서로 솔직해졌다"고 털어놨다. "올 시즌 금메달, 동메달 등 좋은 성적도 있었다. 정말 단합이 잘 된다. 어느 때보다 똘똘 뭉쳐 있다. 저력 있는 우리 팀을 지켜봐주시면 좋겠다"면서 "오늘 못딴 금메달을 단체전에서 꼭 따겠다"고 다짐했다. 올림픽공원(방이동)=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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