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의 간판타자 최형우가 모처럼 만에 밝게 웃을 것 같았다. 하지만 웃지 못했다. 그러면서 남긴 말은 "야구 정말 힘들다"였다.
최형우는 1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전에서 3회와 6회 똑같은 1사 만루 찬스를 모두 살려냈다. 2루타와 단타로 각각 2타점씩, 총 4타점을 쓸어담았다. 최형우의 활약 속에 KIA는 10대1 대승을 거두며 LG의 7연승 도전을 저지했다.
그나마 이날 LG전이 최형우의 이름값에 걸맞은 활약이었다. 최형우는 "말 그대로, 모처럼 만에 팀에 도움이 된 것 같아 뿌듯하다"고 말했다. 이어 "내 앞에 차려진 찬스를 살려야 한다는 간절함이 통했다. 팀에 도움이 되게 뭐라도 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날 활약에도 절대 만족할 수 없다는 얘기를 꺼냈다. 최형우는 "사실 지금도 좋아졌다고 말씀드릴 수 없을 것 같다. 시간이 더 걸릴 것 같다. 완벽한 상태가 아니다. 문제점이 뭔지 찾고 있는데, 잘 안된다. 답답하다. 야구를 오래한다고 했는데, 그래서 야구가 참 힘든 것 같다"고 고백했다.
최형우는 "슬라이딩 역시 간절해서 했다. 팀에 무언가 불어넣고 싶었다. 우리팀 선수들은 다 잘하고 있다. 나만 잘하면 된다"고 밝혔다.
잠실=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