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고민을 거쳐 결국 마무리 교체를 결정했다. 전날 블론에도 사령탑의 신뢰는 흔들리지 않았다.
롯데 자이언츠 김원중은 마무리 투수치고 감정에 솔직한 선수다. 점수를 내주면 얼굴이 붉게 달아오를 정도.
최준용은 김원중이 시즌초 부상으로 빠진 사이 2패 9세이브, 평균자책점 2.60으로 뛰어난 성적을 올렸다. 직구의 위력 하나만큼은 리그에서 첫손 꼽히는 투수다. 부상에서 회복한 김원중은 퓨처스 등판을 거쳐 5월 1일에야 1군 첫 등판을 소화했다.
12일 NC 다이노스전을 앞두고 만난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은 지난 2시즌 동안 60세이브를 올리며 팀의 뒷문을 든든히 지킨 김원중에 대한 신뢰를 드러냈다.
하지만 김원중은 9회 마티니에게 동점타를 허용하며 시즌 첫 세이브에 앞서 블론 세이브를 먼저 기록했다. 롯데 박승욱이 9회말 극적인 끝내기 안타를 때림에 따라 쑥스러운 구원승까지 얻게 됐다.
서튼 감독은 "어제 김원중은 계획한 대로 던지지 못했다. 직구와 커브의 제구가 좋지 않았고, 이에 따라 투구수가 늘어났다. 매 타자마다 불리한 카운트에 몰렸고, 결국 (마무리에)성공하지 못했다"고 돌아봤다.
하지만 롯데 구단 역사상 김원중보다 뛰어난 마무리는 손승락 단 1명 뿐이다. 9회 공포특급으로 불렸던 손승락의 존재감을 생각하면, 김원중이 꼭 못하다고 볼 수도 없다.
서튼 감독은 "오늘 김원중이 리키 마인홀드 투수코치와 긴 대화를 나눴다"면서 "모든 선수들은 저 마다 다른 성격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그 성격이 곧 자신의 장점이다. 자신이 가진 성격대로 야구를 해야 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오승환과 김원중은 겉보기엔 다르지만, 경기를 마무리 지을 수 있는 투수들이다. 비슷한 멘털을 지니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대호의 은퇴시즌을 맞이한 롯데는 가을야구, 더 나아가 한국시리즈를 꿈꾸고 있다. 김원중이 롯데와 이대호를 가을로 이끌 수 있을까.
부산=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