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수'가 '절대 상수'로. SK 전희철 감독. '초보 탈'을 쓴 디테일 마스터

2022-05-11 06:00:00

SK 전희철 감독. 사진제공=KBL

[잠실학생=스포츠조선 류동혁 기자] 서울 SK 나이츠는 지난 2020~2021시즌 내부에서 무너졌다. 자밀 워니는 체중 조절에 실패했다. '믿을맨'에서 '계륵'으로 변했다. 최준용은 SNS에서 '사건'을 일으킨 뒤 부상으로 시즌 아웃. 김선형도 부상으로 온전한 위력을 펼치지 못했다.



SK는 쇄신했다. 전희철 수석코치를 감독으로 승격시켰다. 시즌 전 SK는 여전히 불안했다. 강력한 우승후보로 거론되지 않았다. 냉정하게 평가하면 '잘 하면 4강, 우승을 위협할 수 있는 다크호스'정도라는 평가가 대세였다.

전 감독은 시즌 전 세 가지 변수를 언급했다. "워니, 최준용, 그리고 전희철"이라고 했다. 자신을 '변수'로 인정한다는 자체에 여유로움과 자신감이 있었다. 그는 농구대잔치 시절 뛰어난 운동능력과 탁월한 기량으로 '에어본'이라는 별칭을 얻은 슈퍼스타다. 단, 그의 이력은 평범하지 않았다. 2008년 전력분석원, 2010년 운영팀장을 거쳤다. 그리고 2011년 수석코치로 10년간 SK 나이츠를 이끌었다.

긴 수석코치의 경험을 지닌 그에게 동료 감독들도 "전희철 감독은 초보같지 않다. 수석코치를 오래하면서 자신의 농구 철학을 정립한 것 같다"고 했다.

냉철했다. 전임 문경은 감독은 '맏형님 리더십'으로 선수들에게 좀더 친근하게 다가갔다면, 전희철 감독은 일관된 원칙과 카리스마로 철저한 농구를 원했다. 워낙 SK 내부 사정에 정통했기 때문에 단숨에 팀을 휘어잡았다. 재계약이 불투명했던 워니를 붙잡았다. 당시 "워니를 잘 안다. 지난 시즌 자신과의 싸움에서 실패했다. 하지만, 이 부분을 보완하면 기량만큼은 충분한 선수다. 어떻게 써야 할 지 알고 있다"고 단언했다.

'자유로운 영혼'을 지닌 최준용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였다. 그의 원칙에 예외는 없었다.

SK의 조직력은 더욱 강해졌고, 디테일을 가미했다. 여기에 풍부한 로테이션으로 식스맨들을 적재적소에 기용, 팀 전력을 극대화시켰다. 결국 SK는 초반부터 최상위권으로 도약,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였다.

플레이오프에서 그의 지도력은 더욱 빛났다. 고양 오리온을 4전 전승으로 눌렀다. 그리고 챔프전, 상대는 정규리그에서 1승5패로 '천적 관계'가 성립됐던 KGC.

전 감독은 과감했다. KGC와의 매치업 상성을 제대로 파악했다. "오세근과 전성현이 KGC 공격 루트의 근간"이라고 했다. 자밀 워니를 오세근에게 맡기고, 외국인 선수를 최준용에게 매치했다. 전성현에게 '매혹당하지' 않았다.

워낙 탁월한 슈터. 그를 막다가 KT는 2대2 수비가 완전히 깨졌다. 전 감독은 "전성현에게 주는 건 어쩔 수 없다. 워낙 잘한다. 단, 그에게서 파생되는 공격을 막아야 한다"고 했다.

결국 SK의 의도대로 됐다. 포워드 안영준을 KGC 패스의 젖줄 변준형에게 전담마크한 것도 파격이었다. 모두 통했다.

세 가지의 메인 변화 속에서 워니의 공격 출발점을 외곽으로 옮기면서 KGC 오마리 스펠맨의 세로 수비를 무력화시키고 SK 림 어택을 극대화했다.

'초보의 탈'을 쓴 전희철 감독은 철저한 준비, 상대의 수를 꿰뚫으면서 디테일을 가미한 전술로 PO를 지배했다.

패장 김승기 KGC 감독은 "전희철 감독이 SK를 잘 만들었다. 좋은 전력을 갖추고도 조직력이 흔들리는 팀이었지만, 팀을 하나로 만들었다. 역시 오랜 코치 경험은 무시할 수 없다. 챔프전 동안 흔들림이 없었다"고 극찬했다. 전희철 감독은 "시즌 전 워니, 최준용, 전희철이 문제라는 얘기를 들었다. 스트레스가 많았다. 살이 많이 빠졌다. 챔프전에서도 4차전이 끝난 뒤 스트레스가 많았다. 내 평가는 외부에서 하는 것이다. 노력만큼은 많이 했다. 노력에 97~8점 정도 주고 싶다"고 했다. 잠실학생=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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