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혼의 銀'황현"전기영 교수님처럼 멋진 유도인 되고싶다"[데플림픽live]

2022-05-04 15:57:07



'대한민국 남자유도의 미래' 황 현(24·세종시장애인체육회)은 카시아스두술 데플림픽 남자유도 73㎏급 결승전 직후 털썩 주저앉았다. 다 잡은 금메달을 놓쳤다. 아쉬운 마음에 망연자실, 좀처럼 자리를 뜨지 못했다.



황 현은 4일(한국시각) 브라질 카시아스두술 레크레이우 다 주벤투지에서 펼쳐진 남자유도 73㎏급 결승에서 이란 아미르모하마드 다프타리와 연장 혈투 끝에 절반을 내주며 역전패했다.

연장 초반 적극적인 공격으로 지도를 이끌어냈다. 전광석화같은 공격으로 상대를 쓰러뜨린 후 누르기에 들어갔지만, 8초에 그쳤다. '절반' 골든스코어까지 단 2초가 부족했다. 다프타리가 손가락 부상을 호소하자 주심이 치료를 위해 경기를 중단했다. 매트에 돌아온 다프타리가 심기일전, '2분14초' 절반을 얻어내며 금메달을 가져갔다. 기술도 기세도 절대 우세했던 경기, 대한민국 선수단에 첫 금메달을 선사할 기회를 놓친 황 현은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5년 전 열아홉 살에 첫 출전한 삼순 대회, 단체전 금메달리스트 황 현은 두 번째 데플림픽에서 개인전 금메달의 가장 강력한 후보였다.

은메달 확정 직후 만난 황 현의 도복 핏자국엔 격렬했던 승부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았다. 황 현은 "후회가 많이 남는다. 기술이 제대로 걸린 걸 넘기지 못한 것, 끝낼 수 있었는데 끝까지 못누른 것도 아쉽다. 팔 하나만 제대로 잡았으면 이길 수 있지 않았을까. 그리고 마지막엔 마음이 조급했다"고 패인을 복기했다. 그 모든 것이 너무나 아쉬워서 일어날 수가 없었다. 황 현은 "지난 대회보다 성장했고, 전체적으로 나쁘지 않았지만 결승전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며 입술을 깨물었다.

그러나 전도양양한 청춘은 이내 내일을 바라봤다. "오늘 결승전에서 부족했던 점을 생각하고 연구하고 보완해서 도쿄때 다시 금메달에 도전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선천적으로 청력이 약했던 황 현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 '한판승의 사나이' 최민호의 호쾌한 업어치기를 보고 유도에 '입덕'했다. 결국 초등학교 6학년 때 유도복을 입었고, 비장애인 유도에서도 실력을 인정받았다. 2년 전까지 한양대 선수로 활약했던 그는 세종시장애인체육회에 유도팀이 생기면서 직업선수가 됐다. "장애인실업팀이 많지 않은데, 세종시장애인체육회와 이춘희 시장님이 관심을 갖고 적극 지원해주셨다. 운동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숙소, 훈련 환경을 세심하게 챙겨주셨다"며 감사를 표했다. "'1등 한다'고 호언장담하고 왔는데 이렇게 돼서 죄송하다"며 재차 마음을 전했다.

소속팀과 대표팀에서 황 현을 헌신적으로 지도해온 원재연 감독의 아쉬움도 컸다. 시련을 딛고 데플림픽 무대에 선 '애제자'의 열정과 투혼을 누구보다 잘 헤아리는 스승이다. 원 감독은 "(황)현이는 지난해 11월 훈련중 십자인대가 파열됐다. 4개월 넘게 재활을 했다. 유도 훈련을 시작한 지 두 달도 안됐다. 재활중 체중이 불어서, 17㎏나 감량을 하고 이 자리에 섰다"고 귀띔했다. "감량을 위해 브라질에 반신욕조까지 가져온 선수다. 은메달도 값지지만 꼭 금메달로 그 노력들을 보상받았으면 했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황 현은 유도를 진정 사랑하는 선수다. 오로지 운동에 집중하고자 오래 전부터 '삭발' 스타일을 고집해 왔다. "데플림픽도 나갈 수 있는 만큼 많이 나가고 싶다. 유도를 하다 다치거나 아프거나 힘든 일이 생겨도 결코 유도의 길을 포기하진 않을 것"이라고 했다.

메달의 꿈은 계속된다. 황 현은 "개인전은 끝났다. 이제 단체전 2연패가 목표다. 오늘을 계기로 더 강하게, 더 정신 바짝 차리고 하려고 한다"며 마음을 다 잡았다.

'소매 업어치기'가 가장 자신 있는 기술이라는 그에게 가장 좋아하는 선수를 물었다. "'레전드' 전기영 용인대 교수님"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기술도 깔끔하고 잡기도 잘 잡으시고, 정말 멋있는 분, 배우고 싶은 유도인이자 닮고 싶은 롤모델"이라고 했다. 카시아스두술(브라질)=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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