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제자 다시 품은 최용수감독 "다루는 법 잘 알아"…유상훈 "야단맞을 각오"

2022-01-14 06:54:03



[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최 감독이 원하셨어요."



이영표 강원FC 대표는 골키퍼 유상훈(33)을 영입한 이유를 묻자 웃으며 간단 명료하게 답했다. "최 감독이 '제가 상훈이 다루는 법을 잘 안다. 저렇게 버려두기엔 아까운 선수다. 한 번 믿고 영입해달라'고 요청했다"는 게 이 대표의 설명이었다.

우선 이 대표의 답변에서 2022시즌 새출발하는 강원의 희망을 엿볼 수 있다. 감독과 구단 수뇌부의 협력·소통이 잘 통한다는 징표이기 때문이다. '가화만사성'이란 가르침이 괜히 있는 게 아니다.

최 감독이 옛 제자 유상훈을 다시 품은 데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지난해 FC서울에서는 비록 벤치 멤버로 밀렸지만 잠재된 능력치를 끌어낼 수 있는 노하우가 있다. 최 감독은 "영업비밀"이라며 자세한 노하우 공개를 꺼렸지만 과거 기분좋은 추억이 둘의 궁합을 입증한다.

지난 승강플레이오프에서 또 증명됐듯이 최 감독은 용병술 승부수에 능한 지도자다. 특히 백업으로 밀려있던 젊은 골키퍼 이광연(23)을 승강PO 2경기에 주전으로 깜짝 기용해 대성공을 보여줬다.

이런 골키퍼 활용술은 FC서울 시절에도 통했다. 강등 위기에 몰린 FC서울의 '구세주'가 됐던 2018년 시즌, 유상훈은 상무 제대 후 하반기부터 복귀했지만 1경기 출전에 그쳤다. 하지만 2019시즌, 최 감독이 강등 위기였던 FC서울을 리그 3위로 끌어올리는 '드라마'를 연출할 때 유상훈은 주전으로 32경기에 출전하며 드라마의 '숨은 주연'이 됐다.

2015년 FA컵 우승, 리그 4위를 할 때도 유상훈은 FC서울의 간판 수문장이었다. 최 감독이 6월까지 부임하다가 장쑤 쑤닝(중국)으로 떠난 뒤 리그 우승을 했던 2016년에도 유상훈은 최 감독이 중용했던 선수다. 최 감독을 만나면 '물 만난 고기'가 되는 셈.

그런 최 감독 밑에 다시 돌아간 유상훈도 마음을 단단히 먹었다. "나에게 마지막 기회를 주셨다. 어떻게 해서든 보답해야 한다. 강원에 와보니 나이로 내가 '맏형'이더라. 하지만 나이는 잊어버리겠다. 신인의 마음으로 마지막 투혼을 쏟아붓겠다."

최 감독의 눈빛만 봐도 뭘 원하는지 알 만하다는 유상훈은 "야단맞을 각오도 단단히 하고 왔다. 그동안 감독님께 칭찬받은 기억은 거의 없다"면서 "제가 야단맞을 플레이를 많이 하기도 했고…, 하지만 혼날 때마다 내가 성장했으니 더 좋다"고 말했다.

최 감독의 부름을 받았다고 안주할 생각은 눈곱 만큼도 없단다. "나의 축구인생에서 경쟁은 일상이 됐다. 어린 후배들과 정정당당하게 경쟁해서 살아남도록 도전하겠다." 이어 유상훈은 "강원에서 올시즌 목표는 '유상훈이 출전했을 때 승점은 꼭 챙기더라'는 소리를 듣고 싶다. 마지막 기회를 주신 강원 구단에 꼭 보답하는 선수가 되겠다"고 다짐했다.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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