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플라스틱을 줄여라!…'환경의 역습'에 텀블러로 맞선 MZ세대

2022-01-12 09:21:43

"삼성전자는 친환경 아웃도어 브랜드 파타고니아와 미세플라스틱 배출 감소를 위한 기술 개발 협력에 들어갈 것이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4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미래를 위한 동행'을 주제로 진행한 'CES(Consumer Electronics Show) 2022' 기조연설에서 화학섬유 의류 세탁시 나오는 미세플라스틱(Microplastic) 배출을 줄이기 위한 세탁기 개발을 시사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환경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킨 가운데, 미세플라스틱 역시 '뜨거운 감자' 중 하나다. 친환경 '그린슈머'를 자처하는 MZ세대들은 '환경의 역습'에 기민하게 대응하고 있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선언한 기업들도 이에 발맞춰 '탈 미세플라스틱'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인체 세포 손상 등 미세플라스틱 유해성 관련 연구 속속 발표

2020년 세계자연기금(WWF)의 '플라스틱 인체 섭취 평가 연구'에 따르면, 한사람이 매주 섭취하는 미세플라스틱의 양은 평균 2000여개다. 신용카드 한 장 무게인 5g에 달한다.

미세플라스틱은 통상 5㎜ 미만으로, 하수처리시설에 걸러지지 않고 바다와 강으로 그대로 유입된다. 치약·세정제 등에 들어있는 1차 미세플라스틱, 물 속에서 작게 분해된 2차 미세플라스틱으로 나뉜다. 미세플라스틱은 환경에 존재하는 합성 유기화합물을 표면에 흡착해 운반함으로써 독성을 가중시킨다. 생태계 교란 뿐 아니라, 먹이사슬을 통해 인간에게까지 도달할 수 있어 그 폐해가 우려되고 있다.

최근 이같은 미세플라스틱 관련 연구결과가 국내외에서 쏟아지며 유해성에 대한 관심 또한 고조되고 있다. 아직까지 체내에 들어온 미세플라스틱의 배출 기전 등이 밝혀지지 않아 인체 유해성 여부가 직접적으로 검증되지는 않았지만, 초기 연구단계에서 부정적인 시그널이 적지 않다. 인체 세포·동물 실험에서 면역 반응·세포 손상을 일으킨다는 연구 결과가 속속 나오고 있다.

지난달 한국생명공학연구원에 따르면, 희귀난치질환연구센터 이다용 박사팀은 어미 쥐가 섭취한 초미세플라스틱이 출산 후 모유 수유를 통해 새끼에게 전달되고, 새끼의 여러 장기에 축적된 것을 확인했다. 상대적으로 많은 양의 미세플라스틱을 섭취한 어미에서 태어난 새끼에게서는 학습·기억에 중요한 영역인 해마 부분에서 신경줄기세포 수가 감소하는 등의 이상이 발견됐다. 성체가 된 후 뇌의 생리학·생화학적 기능에 이상이 관찰됐고, 암컷의 경우 인지능력 저하도 나타났다. 미세플라스틱의 세대 간 전이와 자손 뇌 발달 이상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앞서 지난해 9월에는 신생아의 태변에서 미세플라스틱이 상당량 검출됐다는 국제 연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최근에는 중국 난징대 연구진이 '염증성 장 질환' 환자의 대변 속에서 미세플라스틱을 다량 검출했다는 연구보고서를 발표하며, 미세플라스틱에 노출되는 주요 경로가 식수·음식 등에 쓰이는 플라스틱 포장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영국 헐 요크(Hull York) 의과대학 연구팀에서도 지난해 미세플라스틱 독성 연구들을 분석해, 세포 손상 및 알레르기 반응을 포함한 면역 반응 등 부정적 영향이 나타났다는 점을 국제 유해물질 저널(Journal of Hazardous Materials)에 발표하기도 했다.

▶'No 플라스틱 캠페인' 서약 참여 30만명 돌파

미세플라스틱에 대한 우려는 MZ세대를 중심으로 플라스틱 음료 용기를 줄이기 위한 텀블러 사용, 아이스팩 재활용, 천연수세미 사용 등의 직접적 실천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7월 소비자기후행동 등이 시작한 'No 플라스틱 캠페인' 서약 참여자가 최근 30만명을 돌파했다.

지난해 10월 소비자기후행동에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세플라스틱이 환경과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심각하다는 응답이 98.9%에 달했고, 전체 응답자의 99.55%가 미세플라스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규제나 제도의 필요성에 공감했다.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속속 미세플라스틱 저감 관련 조례안이 발의되고, 오는 4월부터 카페 내 일회용 플라스틱 컵 사용이 재차 금지되는 등 코로나19로 인해 늘어난 일회용품 사용 역시 줄이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환경부 국정감사에서 안호영 의원(더불어민주당)이 "흡수패드를 사용한 소고기 200g에 평균 1.6㎎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고 지적하자, 대형마트 3사가 소고기나 돼지고기 등 육류 포장에 썼던 수분 흡수패드를 더 이상 쓰지 않기로 했다.

삼성전자에서 개발에 나선 미세플라스틱 배출 감소 세탁기도 같은 맥락이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에 따르면, 바다로 유입되는 미세플라스틱 중 35%가 빨래한 물에서 나온다. 이 때문에 프랑스가 2025년부터 판매되는 모든 세탁기에 미세플라스틱 필터 장착을 의무화하고, 영국에서도 관련 법안을 준비하는 등 유럽에서 선제적 조치가 이루어지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환경에 관심이 많은 MZ세대를 중심으로 소비자들의 미세플라스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앞으로 미세플라스틱 사용 저감은 물론, 플라스틱 대체 소재 개발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김소형기자 compact@sportschosun.com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