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인년 새해, 희망을 품는 여행길

2022-01-12 08:33:11

보문사 극락보전.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임인년 새해가 밝았다. "올해에는…"라고들 한다, 새해의 희망들을 이야기 한다.



가장 많이 언급되는 말, '코로나'다. "코로나가 끝났으면"하는 바람들이 많다. "마스크를 벗고싶다", 같은 소망이다. 정말 그랬으면 좋겠다.

희망을 찾는 마음, '여행'과 닮았다. 길을 떠나면, 그 끝에서 무엇인가를 만날 것 같다. 적어도 '나쁜 것'은 아니다. 산을 찾으면 마음이 편안하다. 바다를 만나면 마음이 잔잔해진다. 편안하고, 고요하면 꿈을 꿀 수 있다. 희망을 이야기할 수 있다. 새로운 힘도 얻는다. 한발 더 나아갈 수 있을 것 같다. 그래서 감히 말해본다. 여행은 희망이라고.

한국관광공사와 희망의 여행길을 찾아봤다. 새해 소망을 빌어볼 만한 곳, 마음 속 희망을 가득 채울 수 있는 그 곳. 떠나 보자. 새해가 밝았다.

▶강화도 보문사와 석모도미네랄온천

강화도 서남쪽에 석모도가 있다. 예전에는 배를 타야 됐다. 2017년 석모대교가 개통, 가기가 편해졌다. 섬의 낙가산 중턱, 보문사가 있다. 바다가 훤히 내려다보인다. 이 곳에서 정성껏 기도하면 꼭 한가지 소원이 이뤄진단다. 물론 전설이다. 그래도 새해, 한번 믿고 소원을 빌어보자.

신라시대에 창건했다. 양양 낙산사, 남해 보리암과 함께 국내 3대 해상 관음성지로 꼽힌다. 자리잡고 있는 낙가산은 인도의 보타낙가산에서 따온 이름이다. 관세음보살이 머물렀다고 전해지는 그 산이다.

절을 한번 돌아보자. 입구에서 5분쯤 가파는 길을 따라 오르면 일주문을 지난다. 더 오르면 왼쪽으로 개축한 용왕전과 오백나한상을 만난다. 오백나한 뒤로 열반에 든 석가모니불을 모신 와불전이 있다. 그 안을 웅장하게 채운 와불상은 길이가 10m에 달한다.

나한상을 모신 천연 석굴에는 설화가 전해진다. 어부가 꿈에 계시를 받고 그물에 걸려 올라온 석불을 이곳에 안치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석굴 안에 들어서면 맑은 기운이 몸을 감싸는 듯 하다.

산 중턱 절벽 바위에는 보문사 마애석불좌상(인천유형문화재)이 있다. 기묘한 모습의 눈썹바위 아래 서있는 마애석불좌상은 높이 9.2m, 너비 3.3m에 달한다.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기도처다.

마음을 희망의 기운으로 가득 채웠다. 이제 몸에 원기를 불어넣자. 보문사 아래 석모도미네랄온천으로 발길을 옮긴다. 강화군이 운영하는 이 곳은 460m 화강암에서 솟아나는 온천수를 각 탕에 바로 공급한다. 피부 질환, 관절염, 근육통 등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온천탕에 몸을 푹 담그면, 세상만사 시름을 잊게 된다.

실내탕과 노천탕, 황토방, 옥상 전망대, 족욕탕 등 여러 가지 시설이 갖춰져있다. 지금은 코로나19 확신 방지를 위해 노천탕만 운영하고 있다.

석모도수목원 또한 꼭 거쳐야할 코스다. 소박한 자연 속을 거닐며 삼림욕을 즐겨보자. 새해의 소망이 마음 속에서는 이미 이뤄진 듯 하다.

▶당진 솔뫼성지

충남 당진 솔뫼성지. 솔뫼는 '소나무가 우거진 산'이란 뜻이다. 우강면 송산리에 있다. 한국 최초 사제인 김대건 신부가 태어난 곳이다.

김대건 신부 순교 100주년을 맞은 1946년 순교복자비가 세워졌다. 2004년 생가 안채 복원, 2014년 생가 일대가 사적(당진 솔뫼마을 김대건신부 유적)으로 등록됐다.

단아한 생가 한옥 마당에는 프란치스코 교황 조각상이 있다. 2014년 방한한 프란치스코 교황이 이곳을 찾았었다. 그 때 기도하던 모습을 본뜬 조형물이다.

생가 뒤쪽으로는 노송이 빼곡하다. 1977년 건립된 김대건 신부 동상도 자리잡고 있다. 동상 뒤에는 성모를 의미하는 흰색 기념탑이 우뚝 서있다. 잠시 눈을 감아보자. 순교자와 교황의 발길을 닿았던 이 곳. 두손을 모으면 마음이 평온해지는 듯 하다.

이제 편안히 숲길을 걸어보자. '십자가의 길'도 이어져 있다. 종교인이든 아니든, 누구든 상관없다. 이 길은 모두를 끌어안고 다독여준디.

솔뫼성지에는 김대건 신부 기념관이 있다. 김대건 신부와 밀사들이 입국을 위해 탔던 라파엘호를 재해석했다. 순교의 의미를 담은 붉은빛 외관, 가운데 넓은 통로는 김대건 신부의 세계를 향한 기개를 표현한다. 기념관 둘레에 인공 연못과 산책로가 조성돼 있다. 단, 2월까지 기념관 내부 개·보수 공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최근 조성된 '매듭을 푸시는 성모의 집'도 둘러보자. 교황 방문 3주년을 맞아 2017년 건립됐다. 2021년 문을 연 천주교 복합 예술 공간 '기억과 희망'도 찾아보자. 프란치스코 교황이 아시아 청년들과 만났던 자리다.

천천히 버그내순례길을 따라 걷는다. 솔뫼성지에서 합덕제(충남기념물), 합덕수리민속박물관, 합덕성당 등을 거쳐 신리성지까지 이어지는 13km의 이 길은 '한국판 산티아고 순례길'이라 불린다. 한국 천주교 역사의 숨결이 느껴진다.

▶해남 두륜산

땅끝 마을 해남, 이 곳에 두륜산이 서있다. 흙으로 덮인 육산(肉山), 바위로 된 골산(骨山)을 두루 품었다.

산에 오른다. 조금 편하게 오소재약수터에서 발을 뗀다. 먼저 약수 한 모금으로 심장을 달래주자. 오심재까지는 예열구간이다. 편하게 걸을 수 있다. 오심재 갈림길에 다다른다. 오른쪽에 고계봉, 왼쪽에 노승봉이 솟아있다. 이제 본격적인 산행이다. 심장도 준비운동을 마쳤다. 노승봉까지 800m, 340m 높이를 올라야 한다. 가파른 계단도 힘든데 굵은 쇠사슬을 설치한 바위구간도 거쳐야 한다. 노승봉을 넘어 두륜산 최고봉인 가련봉까지 더 힘을 내 본다. 가는 길에 잠깐, 흔들바위를 놓치지 말자. 2017년 발견된 두륜산 흔들바위는 노승봉 오르는 길에 있다. 등산로 옆 나무 덱 위에 자리했다. 초의선사가 1823년 간행한 '대둔사지'의 '유관'편에 이 바위에 대해 썼다. '동석(動石)은 북암 뒤편에 있고 천 인이 밀면 움직이지 않지만 한 사람이 밀면 움직인다.'

가련봉에서 만일재로 내려온다. 방향을 북미륵암으로 잡자. 옥황상제의 노여움을 산 천녀와 천동이 바위에 불상을 새기는 동안 해를 묶어뒀다는 전설 속 나무를 만날 수 있다. 천년수, 터만 남은 만일암 앞마당의 느티나무다. 추정 수령이 1200~1500년이다. 아직도 봄이면 새잎이 돋아난다. 전설 속 천녀와 천동이 새긴 불상이 대흥사 북미륵암 마애여래좌상(국보)과 남미륵암 마애입상이다. 전설의 손길을 느껴보자.

북미륵암에 다다르면 길이 나뉜다. 오심재로 내려가는 길, 대흥사를 거치는 길이 있다. 여기까지 왔으니 대흥사도 한번 봐야하지 않겠나. 선암사, 마곡사, 법주사, 봉정사, 통도사, 부석사와 함께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천년 고찰이다. 대웅보전(전남유형문화재), 천불전(보물), 침계루, 표충사 등 전각이 많다. 탑산사명 동종(보물), 대흥사 삼층석탑(보물) 같은 문화재도 함께 한다. 대흥사 터는 입적을 앞둔 서산대사가 '전쟁을 비롯한 삼재가 미치지 못할 곳(三災不入之處)으로 만년 동안 훼손되지 않을 땅(萬年不毁之地)'이라 했던 명당이다. 실제 대흥사는 임진왜란과 한국전쟁 때도 아무런 해를 입지 않았다. 신보순 기자 bsshi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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