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승 저희가 못하리란 법 없잖아요?" 황승빈의 한 마디, 삼성화재가 '대어' 낚은 최고의 미끼였다[SC핫포커스]

2022-01-10 10:04:56

1일 수원체육관. V리그 남자부 한국전력과 삼성화재의 경기. 삼성화재 세터 황승빈이 고희진 감독과 하이파이브하고 있다. 수원=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2.1.1/

[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삼성화재의 주전 세터 황승빈(30)은 지난 5일 선두를 질주하던 KB손해보험에 풀세트 역전승을 거둔 뒤 구단 공식 영상 '블루팡스TV'와의 인터뷰에서 "연승 저희가 못하리란 법 없잖아요"라고 반문했다. 지난 9일 친정팀 대한항공과의 결전을 겨냥한 발언이었다.



당시 황승빈은 "연패가 길어지면서 선수들이 경기를 하면서도 뭔가 불안감이 있었다. 조금만 점수차가 벌어지면 '또 지면 어떻하지'란 불안감 속에서 경기를 계속하다보니 악순환의 반복이었다. 그래도 이날 선수들이 코트에서 그런(불안해하는) 모습이 덜 느껴졌다. 힘든 경기를 하긴 했지만, 다들 오늘만큼은 정말 연패를 끊고 새해 홈에서 한 첫 경기인 만큼 좀 더 새로운 출발을 해보자는 진지한 마음으로 열정을 가지고 좋은 경기를 하려고 애를 썼던게 연패를 끊을 수 있었던 열쇠가 아니었을까. 그리고 연승 저희가 못하리란 법 없잖아요"라고 말했다.

황승빈의 한 마디가 고희진 삼성화재 감독의 가슴을 쳤다. 그래서 고 감독은 대한항공전을 앞두고 최고의 미끼를 던졌다. 고 감독은 "황승빈이 구단 유튜브에서 '우리라고 연승 못하리란 법 없다'라고 한 말을 경기 전 선수들에게 한 번 더 얘기해줬다. 이젠 '우리도 할 수 있다'고 선수들의 입에서 해보자는 얘기가 더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자 삼성화재는 KB손해보험에 이어 대한항공까지 제압하는 이변을 연출했다. 풀세트 접전 끝에 세트스코어 3대2 역전승이었다. 1세트 흔들리던 리시브를 안정시키고, 2세트부터 오히려 강한 서브로 상대 리시브를 흔들면서 듀스 접전에서 승리한 것이 승리의 원동력이었다. 특히 외인 공격수 러셀은 시즌 세 번째 트리플 크라운 달성으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공격 점유율은 무려 50.88%.

대한항공 출신 삼총사가 똘똘 뭉쳤다. 주인공은 황승빈 한상길 백광현. 모두 대한항공 시절 스타 플레이어들의 그늘에 가려있던 백업들이었다. 그러나 삼성화재로 둥지를 옮겨 움츠렸던 날개를 펴고 있다. 황승빈은 안정된 토스로 공격수들이 춤을 출 수 있게 만들어주고 있다. 센터 한상길은 시즌 초반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해 있었지만, 1라운드 막판부터 투입돼 제 몫을 톡톡히 해주고 있다. 특히 대한항공전에선 자신의 속공이 주심의 비디오 판독을 통해서도 판독 불가로 나오자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오히려 그 억울함이 승리의 마음을 더 들끓게 만들었다.

여기에 리베로 백광현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2년 총액 4억원에 삼성화재와 FA 계약을 한 백광현은 리시브 부문에서 10위에 처져있지만, 디그 부문에서 4위에 랭크돼 있다. 상대 공격을 잘 받아내 삼성화재 반격하는데 큰 도움을 주고 있다. 그래도 대한항공전 리시브 효율은 40%에 달했다. 30개의 서브를 받았는데 실패는 1개에 불과했다.

삼성화재가 상승세를 이어갈 경우 V리그 남자부 판도는 다시 안갯속 형국으로 돌입한다. 물고 물린다. 삼성화재가 그 키를 쥐고 있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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