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통계]'무승부의 시대', 역대 최다 무승부 확실시...'無'는 어느팀에 유리할까

2021-09-13 10:55:22

KT 위즈 선수들이 지난 11일 SSG 랜더스의 경기에서 2대2 무승부로 경기가 끝나자 아쉬워하고 있다. 수원=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이른바 '무승부(無勝負)의 시대'다. 승패 없이 끝나는 경기가 많아지면서 각팀 감독들이 무승부에 대한 득실을 따지기 시작했다.



12일까지 열린 페넌트레이스 523경기 가운데 무승부는 21경기다. 한화 이글스가 7무로 가장 많고, 삼성 라이온즈와 KIA 타이거즈가 나란히 6무를 마크했다. 키움 히어로즈가 가장 적은 1무를 기록 중이다.

역대 최다 무승부 시즌이 확실시 된다. 한 시즌 최다 무승부 기록은 2004년 24경기다. 당시 롯데 자이언츠는 11무나 기록했다. 무승부가 없던 시즌은 1982년과 2008년이다. 프로 원년인 1982년에는 연장 15회 규정으로 240경기 모두 승패가 갈렸다. 2008년엔 메이저리그처럼 무제한 연장을 실시했다.

최근 무승부는 2016년 이후 7→11→ 6→ 7경기였고, 지난 시즌에는 13경기로 다소 많았다. 그러나 올시즌에는 그 두 배 이상 늘어날 전망이다. 이처럼 올해 무승부 경기가 많아진 것은 후반기에 연장전을 폐지했기 때문이다. 전반기 막판 시즌 중단 사태, 장마철 무더기 경기 취소로 인해 더블헤더와 월요일 경기를 해야 할 상황이 되자 단장들 모임인 KBO실행위원회는 연장전 일시 폐지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

그러다 보니 후반기 들어 연장전이 급격히 늘어났다. 전반기 3번에 불과했던 무승부가 후반기에만 18번이나 나왔다. 139경기의 13%나 된다. 무승부가 많아지니 박진감이 줄고 허탈감만 높아진다. KBO리그를 향한 시선이 가뜩이나 곱지 않은데, 무승부 속출로 팬들의 관심은 점점 멀어진다. 선수들의 경기력 확보를 위한 연장전 폐지라고 하지만, 팀당 144경기를 모두 소화하기 위한 고육지책이 오히려 흥미를 떨어뜨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감독들의 생각은 어떨까. 팀 사정에 따라 차이가 있다. 핵심은 마운드 전력이다. 투수진이 강한 팀은 연장을 선호하고, 약한 팀은 연장 폐지에 동의한다.

선두 KT 위즈 이강철 감독은 "12회까지는 아니더라도 11회까지 가는 건 어떨까"라는 말을 했다. KT는 팀 평균자책점이 3.83으로 2위이며, 특히 선발진이 강해 불펜 부담이 적은 편이다.

반면 SSG 랜더스 김원형 감독은 "우리팀 상황에서 개인적으로는 9회까지 하는 걸 동의한다"며 "팬들은 승부가 나는 걸 원하겠지만, 우리는 (선발이 약해)4회부터 불펜을 시작하니 12회까지 쉽지 않다"고 했다. SSG는 시즌 초반부터 선발진에 부상자가 속출하면서 불펜 부담이 커졌다.

김 감독은 "연장이 없다는 걸 알고 하니까 누구를 몇 회에 내고 누구에게 9회를 맡긴다는 계획을 세울 수 있다"고도 했다. 계산 가능한 불펜 운영이 사령탑들에겐 스트레스를 덜어주는 측면이 있기는 하다.

이와는 별도로 "무승부는 어느 팀에 유리한가"라는 질문이 나온다. 무승부의 유불리를 따지는 건 사실 시즌 중 의미가 없다. 시즌 최종일에 승률 계산서 어떤 작용을 하느냐를 놓고 말해야 한다. 같은 경기수를 치르고 난 뒤 결과를 놓고 그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는 얘기다. "오늘 비겼으니 나중에 유리해질 것"이라고 말하는 건 나중에 어떤 경기를(또는 어떤 경기들을) 승리한다는 걸 전제로 한다.

다만 승률 5할 이상 기준으로 무승부가 많은 팀은 적은 팀보다 '분모(승+패)'가 작으니 '같은 경기수에 승수가 비슷한' 팀과 비교해 승률은 더 높게 나타난다. A, B 두 팀이 정규시즌 최종일에 1위를 다툰다고 하고, A팀이 101승41패2무, B팀이 99승40패5무를 기록했다고 치자. 승차에서는 A팀이 0.5경기차로 앞섰지만, 승률은 B팀이 0.712로 A팀(0.711)보다 높아 1위가 된다.

이때 B팀이 1위가 된 게 5무 덕분일까. 5경기가 무승부였지만 그래도 99승을 올린 덕분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고, 반대로 5경기를 비겨 패를 40경기로 막은 덕분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전자는 '그 무승부 경기를 이겼다면'이라며 아쉬워하는 사람이고, 후자는 '그 무승부를 패했다면'이라며 안도하는 사람일 것이다.

분명한 건 패보다는 무가 좋고, 무보다는 승이 좋다. 리그 전체로 봤을 때 더욱 좋은 건 승부를 가리는 것이다. 2008년 무제한 연장제도를 도입할 때 모 구단 단장은 "무승부 경기가 승률에 계산되지 않으니 버려지는 꼴이 된다. 팬들은 지든 이기든 승부가 나기를 원한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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