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여성의 대학 교육' 허용했지만…실현 가능성 논란

2021-09-13 13:33:43

(카불 AFP=연합뉴스)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이 장악한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의 한 공립 중학교 교실에서 8월 30일(현지시간) 남학생들이 수업을 듣고 있다. 아프간 '정상 국가' 건설을 외치는 탈레반의 고등교육부 장관 대행 압둘 바키 하카니는 전날 전통 부족 원로회의인 '로야 지르가'(Loya Jirga)에 참석해 "여학생도 공부할 권리가 있지만, 남학생과 교실은 분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탈레반은 대학교뿐만 아니라 초등학교, 중·고등학교에서도 남녀 교실을 분리하기로 했다. leekm@yna.co.kr

최근 새롭게 출범한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과도정부가 여성의 대학 교육을 허용하겠다고 약속했지만 남녀 분리 수업 등을 조건으로 걸면서 실현 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1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압둘 바키 하카니 아프간 고등교육부 장관은 기자 회견에서 여성의 고등 교육 방침을 제시했는데 여성들이 대학 교육을 계속 받는 것은 허용하지만 히잡을 쓰는 것은 의무적으로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하카니 장관은 성별 분리가 아프간 모든 대학에서 시행될 것이라고 언급했는데 이는 남녀가 별도의 강의실에서 수업을 받아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카니 장관은 "남녀 학생이 함께 공부하는 것은 허용하지 않을 것이며 우리는 공동 교육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여학생들은 여성들만 가르칠 수 있으며 대학 이수 과목 또한 새롭게 검토될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달 15일 카불이 탈레반에 점령되기 전까지 모든 아프간 대학은 남녀 공학이었고 여성들에 대한 별도 복장 규정도 없었다. 이에 따라 여대생 수가 사상 최대를 기록했고 헤라트대학 등은 여학생이 남학생보다 많을 정도였다.


하지만 탈레반 집권 후 많은 아프간 여대생들이 불확실성과 두려움 때문에 집에 머물고 있으며 시위를 벌인 여성들은 폭력과 총격을 당하기도 하는 등 과거와는 매우 달라진 상황이다.
하카니 장관이 내놓은 지침 또한 제대로 시행될지가 불투명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아프간 대학들이 과연 남녀 학생 분리 수업에 대한 비용과 여학생들만을 위한 수업과 공간 배정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 의문시되기 때문이다. 재정 상황이 열악한 대학들이 일부러 이런 시설을 확충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여대생을 위한 특정 강의를 중단할 수밖에 없다는 말이 나오는 등 이미 대학 시설과 여성 강사 부족 문제가 제기되는 실정이다.

이와 관련해 가디언은 탈레반이 아프간 여성들에게 성별이 나뉜 교실에서만 공부할 수 있고 이슬람 복장을 의무화할 것이라고 발표함으로써 새로운 정권 아래에 성별 차별 정책이 행해질 것이라는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의 헤더 바 여성 인권 담당 공동 책임자는 "탈레반의 이런 접근 방식은 이론적으로 여성이 일상적 생활을 일부 지속할 수 있도록 했지만 기본적으로 남성과 거의 완전히 분리된 상황에서 활동하게 하는 제약 조건에서만 가능하다"고 비판했다.

한편, 아프간 톨로뉴스는 새로 임명된 아프간 크리켓연맹 회장인 아지줄라 파즐리를 인용해 탈레반이 아직 여성의 스포츠 경기 참여 금지를 최종적으로 결정하지는 않았다고 보도하는 등 탈레반 정책 또한 아직 불투명한 면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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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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