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집권 후 아프간 의료 서비스 빨간불…31개주 중단 위기

2021-09-13 13:30:06

[AFP=연합뉴스]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 정권을 잡으면서 원조 중단으로 의료 서비스에도 빨간불이 들어왔다.



인도주의 단체들은 아프간의 34개주 가운데 31개주의 의료 서비스가 사실상 중단되고, 여성·아동 사망자가 급증할 것으로 우려한다.


13일 뉴욕타임스, 알자지라에 따르면 세계은행과 미국 국제개발처, 유럽연합(EU)은 '세하트만디(Sehatmandi) 프로젝트'를 통해 아프간 31개주의 공중보건 의료서비스 제공에 2018년 7월부터 2022년 6월까지 6억 달러(7천45억원)를 투입할 계획이었다.

아프간 전국의 보건의료 시설 가운데 약 3분의 2가 이 프로젝트 자금을 지원받았다.
하지만, 탈레반이 지난달 15일 재집권하자 세계은행 등은 프로젝트 자금 지원을 동결했다.

아프간의 인도주의 활동가들은 프로젝트 자금 지원이 신속히 재개되지 않으면, 의료 종사자들이 속속 공중보건 의료시설에서 이탈할 것으로 우려한다.

상당수 의사·간호사들은 이미 몇 달 치 월급을 받지 못한 상태다.
이 프로젝트에 참여한 아프간의 30개 이상 NGO 단체들은 "9월 5일까지 급여와 의료품 지원 재개 등 해결책이 없으면 더는 활동할 수 없다"고 발표했다.
만약, 의료서비스가 절반으로 줄면 여성과 아동의 사망률이 내년에는 최소 33%가 증가할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그동안 아프간에서는 공중보건 프로젝트를 통해 모성 사망률, 결핵, 말라리아 감염자 수가 개선됐다.

최근 몇 년 사이 모성 사망률은 50% 이상 감소했고, 아프간 국민의 기대수명은 10년이 늘었다.
하지만, 여전히 제왕절개 수술, 소아마비·파상풍·홍역 예방주사, 에이즈 진단과 치료, 소아 영양, 가족계획 등 다양한 공중보건 영역에 자금 지원이 필요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도 큰 위협으로 예상된다. 아프간 국민의 5%만이 코로나백신 1차 이상 접종을 받았다.

세계보건기구(WHO) 리처드 브레넌 비상대책 국장은 "하필이면 인도주의적 지원 요구가 고조되는 상황에 있을 때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이 끔찍하다"고 말했다.




인도주의 활동가들은 세계은행 등에 프로젝트 자금 지원을 신속히 다시 해달라고 요구한다.

하지만, 예멘이나 미얀마에서도 쿠데타 등 격변이 벌어졌을 때도 세계은행이 재정지원을 철회했다.

브레넌 국장은 "세계은행은 탈레반이 장악한 정부에 자금을 지원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 규칙과 규정이 있다"며 "아프간의 의료시설이 계속 운영되도록 다른 자금을 지원받을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세하트만디 프로젝트 지원이 끊기면서, '국경없는의사회'가 헤라트에서 운영하는 병원의 환자는 3배가 늘었다.
국경없는의사회 아프간 대표 필리페 리베이로는 "지원 부족으로 아프간의 보건 시스템이 붕괴할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noanoa@yna.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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