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김연경 "올림픽 MVP 라슨, 내게 미국 진출 권유…아직 고민중"

2021-09-06 17:06:48

김연경. 도쿄=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김연경(33·상하이 브라이트 유베스트)이 국가대표 은퇴 이후의 선수 생활에 대한 속내를 밝혔다.



김연경이 이끈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은 도쿄올림픽에서 일본과 터키를 연파하고 준결승에 진출했다. 비록 브라질과 세르비아에 패해 4위에 그쳐 메달 획득에는 실패했지만, 모두의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성과였다. 이른바 '라스트 댄스'로 불리는 김연경의 마지막 불꽃과 이에 호응하는 동료들의 투혼이 눈부셨다.

김연경은 6일 화상인터뷰에서 국가대표 은퇴에 대해 "내년 아시안 게임을 뛰지 않는다는 게 사실 아직도 믿어지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배구 시즌이 겨울-봄이고, 대표팀 경기가 여름-가을에 열린다. 1년 내내 쉬지 않고 톱니바퀴처럼 돈다. 조금씩 버겁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국가대표 은퇴 시점을 계속 고민해왔는데, 올림픽이란 큰 대회를 마치고 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 내 나이가 마냥 어리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연경의 국가대표 은퇴에 대한 라바리니 대표팀 감독의 생각은 어떨까. 김연경은 "감독님이 '진짜 (국가대표)은퇴할 거냐?'고 일주일마다 물어봤다. 선수들은 맘이 자주 바뀐다고 하더라"면서 "많이 아쉬워하셨다. 넌 좋은 선수고, 좋은 사람이다. 해외진출까지 한 선수가 대표팀을 위해 이렇게 희생하는 게 대단하다는 말씀이 감동적이었다"고 돌아봤다.

올림픽을 앞두고 김연경은 V리그에 복귀, 지난 시즌 흥국생명을 이끌고 준우승을 차지했다. 다음 행보는 중국이다. 2017~18시즌 이후 약 3년만의 중국무대 복귀다. 김연경은 중국 리그를 택한 이유에 대해 "시즌이 짧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고민이 많았다. 국내에서 다시 뛰거나, 유럽에 다시 진출할 생각도 했는데… 중국 시즌이 두 달 정도로 짧다. 올림픽에서 쌓인 피로를 풀기에 좋은 조건이다. 이후에 유럽 겨울 이적시장이 열릴 텐데, 지금은 생각이 없지만 가능성을 열어두고자 했다."

중국리그를 마친 김연경의 다음 행보는 어떻게 될까. 김연경은 "결정한 건 하나도 없다"면서도 조심스럽게 몇 가지 가능성을 언급했다.

"요즘 미국 쪽에 배구리그가 생겼다. 이번에 도쿄올림픽 MVP를 받은 조던 라슨(미국)이 내게 '미국에서 뛸 생각은 없냐'고 묻더라. 유럽 쪽도 여러 구단과 이야기를 나눴다. 유럽은 어디든 괜찮은데, 한 번쯤 이탈리아리그를 경험해보고 싶은 생각도 있다. 터키로 다시 가도 좋다. 아직은 정한 게 없다."

세계적인 스타플레이어이자 국내에서 보기 드물게 해외에서도 많은 경험을 쌓았다. '은퇴 이후' 김연경의 행보가 주목받는 이유다. 종목은 다르지만, 축구 레전드 박지성처럼 스포츠 행정가로의 성장도 가능하다. 또 남다른 입담과 스타성을 과시하며 방송인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스포츠인들의 예능 진출 붐이 대세다.

김연경은 "사실 나도 잘 모르겠다. 지도자 욕심이 있었다. 해외에서 겪었던 시스템을 도입하고 싶었다. 요즘은 그걸 만들어주는 행정가 쪽도 생각이 많다"면서 "아시다시피 방송인 김연경이 될 수도 있다.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나도 내 미래가 궁금하다"며 웃었다.

국가대표는 은퇴했지만, 김연경은 여전히 배구선수다. 그는 "앞으로도 꾸준히 최고의 기량을 유지하고 싶다. '김연경은 나이가 많은데도 아직 잘하는구나'라는 소릴 들을 수 있도록 몸관리를 잘하겠다. 대표팀도 뒤에서 열심히 돕겠다"고 거듭 다짐했다.

김연경의 별명은 '식빵언니'다. 평소 코트에서의 호쾌한 언행 때문에 붙은 별명이다. 직접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이름이기도 하다. 덕분에 최근 제빵업체 광고를 찍었다. '김연경 식빵'인 셈. 김연경은 "내 얼굴 있는 빵을 드시면 안에 스티커도 있다. 모아서 간직해주심 좋겠다"며 웃었다.

도쿄올림픽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는 한일전 승리를 꼽았다. 이어 "팬들이 SNS로 하트나 오글거리는 칭찬을 많이 주신다. '교회는 성경, 불교는 불경, 배구는 김연경'이란 말이 가장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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