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아이파크 '원팀나눔'…수당은 줄었지만 기쁨은 두배

2021-07-21 06:00:38

부산 아이파크 페레즈 감독이 클럽하우스 관리 직원들에게 격려 성금을 전달하고 있다. 사진제공=부산 아이파크

[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부산식 원팀나눔을 아시나요.'



맹렬한 폭염, 코로나19 재유행으로 인한 짜증을 시원하게 날려줄 잔잔한 미담이 화제다.

시원한 미담의 발원지는 부산 아이파크다. 사실 부산 구단은 관련 사실을 숨겨왔다.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는 가르침도 있거니와, 외부에 떠벌릴 만큼 거창한 일도 아니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페레즈 감독이 지난 17일 안산과의 K리그2 21라운드에서 4대0으로 승리한 뒤 대승 비결로 '원팀(one team)'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숨겨진 미담이 알려지게 됐다. 한국식 나눔의 정(情)을 담은 부산 구단의 새로운 풍속도가 인상 깊었던지 소개하고 싶어서 입이 근질근질 했던 모양이다.

이른바 '원팀나눔'의 시작은 시즌 개막 이전인 올해 초로 거슬러 올라간다. 부산 김병석 대표는 페레즈 감독과 승리수당 문제를 놓고 회의를 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이 올해부터 수당 제도에 제한 조치를 취하기로 하고 K리그1은 경기당 100만원, K리그2는 경기당 50만원(이상 1인 기준)을 상한선으로 정했기 때문이다. 계약서를 위반한 과열 경쟁을 막고, 코로나19로 인한 구단 재정 악화를 덜기 위한 취지였다.

보통 구단들의 수당 배분 방식은 출전시간-공헌도에 따른 차등 지급이다. 수백만원의 승리수당을 주던 예전에는 이런 배분 방식이 별 문제가 없었지만 상한선 50만원으로 한정되니 출전시간 차등도 애매해졌다. 이에 페레즈 감독은 "모두가 공평하게 똑같이 나누자"고 제안했다. 종전처럼 코칭스태프-엔트리 선수 위주가 아니라, 장비 담당 지원 스태프 등 경기 준비를 위해 음지에서 고생한 모든 구성원을 포함시켜 승리 수당 총액을 'N분의 1'로 나누자는 것.

구단 측은 속으로 "무슨 공산주의 방식도 아니고…, 많이 뛴 주전 선수들은 서운해 할텐데"라고 반신반의했다. 한데 당시 주장이던 박종우와 강민수가 "요즘처럼 어려운 시절에 괜찮은 아이디어"라고 동의했고, 선수단 회의를 통해서도 흔쾌히 찬성으로 가결됐단다.

페레즈 감독이 "허드렛일이라는 것도, 말단 직원이라는 것도 없어야 한다. 맡은 일만 다를 뿐 경기 준비를 위해 헌신하는데 차별이 없어야 진정한 원팀"이라고 취지를 설명하면서 "나부터 수당을 내려놓겠다"고 솔선수범한 게 선수들의 공감을 샀다.

이 덕분에 부산 구단은 올 시즌 대폭 쪼그라든 승리수당이지만 나눔의 기쁨을 공유하고 있다. '곳간에서 인심난다'고. 나눔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코칭스태프와 선수단은 그 수당을 또 쪼개 십시일반으로 기금을 모은다. 기금이 어느 정도 모아지면 역시 똑같이 나눠 클럽하우스 주방직원, 관리인 등 관리스태프들에게 일종의 보너스로 전달한다. 코로나19로 인해 외부 전지훈련 없이 클럽하우스 생활 시간이 많았던 터라 업무량 증가로 힘들어 하는 분들에게 보답하기 위해서다.

부산 구단 관계자는 "큰 돈은 아니지만 나누는 마음에 서로 만족한다. 각자 소속감, 책임감도 높아지고 모두가 더 승리하길 기원하며 더 열심히 일하는 분위기가 된다"고 말했다.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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